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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최창남의걷기

좀 더 보잘 것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보잘 것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연못이라고 할 수도 없는
작은 웅덩이의 바닥에 놓인 낙엽처럼

주목 받음 없이
놓여진 자리나마
겨우 겨우 지키며
살아가는 날까지

살아갈 수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리 없이 물러나 듣고
흔적 없이 지나와 머무르며

뻗댐 없이
나댐 없이
드러남 없이

그렇게 조용히 살아가다
소멸하고 싶습니다.

좀 더 보잘 것 없으면 좋겠습니다.

제 삶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