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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센터 소식

[장학생 인터뷰-②] “당연한 것들의 감사함을 배웠습니다!“

 [장학생 인터뷰-] “당연한 것들의 감사함을 배웠습니다!“

 

 1기 인권의학연구소 두 번째 장학생 인터뷰입니다. 그 주인공은 올해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김지연 학생입니다. 이번 장학생 중에서 맏언니 역할을 하며,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는데요. 항상 밝은 미소를 가지고 있는 김지연 학생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사진 -1>  올해 봄 ,  졸업 기념으로 경주 여행을 가서 찍은 김지연 학생이 활짝 웃고 있다 .

Q. 안녕하세요. 저희 인권의학 연구소의 1기 장학생인데요. 먼저, 간단하게 연구소 후원회원 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연)안녕하세요,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4학년 김지연입니다. 이번 인권의학 연구소의 1기 장학생이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알고 보니 제가 가장 연장자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1기 장학생 동생들과 연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인터뷰도 잘 부탁드립니다.

 

Q. 요즘 날씨가 너무 좋은데요. 최근 김지연 학생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김지연)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막 학기(마지막 학기의 줄임말)를 앞두고 여러 활동 및 취업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멋쩍은 웃음) 현재 교육계 대기업에서 산학 협력 하계 현장실습을 진행 중입니다. 전공과 관련 있는 분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사진-2> 지난 3월 5일 (토),  인권의학연구소 소강당에서 함세웅 이사장으로부터 장학증서를 받고 있다 .

Q. 인권의학연구소의 장학금은 국가폭력 피해 생존자의 자손들이 부모와 조부모의 희생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기 위해 마련되었는데요. 김지연 학생은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으며, 신청하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김지연) 지난 1, 아버지의 권유로 친구와 함께 미싱타는 여자들 상영회에 참관하였습니다. 이 기회로 인권의학연구소를 알게 되었고, 청계 피복 노동자이신 신순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신순애 선생님과 같은 국가 폭력 피해자분들의 후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학금을 통해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고, 배움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학업에 열중하고자 했습니다.

 

Q. 지난 3 5, 연구소 소강당에서 가족과 함께 장학금 수여식이 있었는데요. 김지연 학생은 장학금 수여식에서 혹시 기억나는 순간이나 장면이 있을까요?

(김지연) 1기 장학생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손뼉을 쳤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장학생 가족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들어도 되는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그 희생의 숭고함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진-3> 김지연 학생은 평소 아버지의 활동과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 사진들은 김지연 학생이 보관하고 있던 언론에서의 아버지 모습을 보내준 것들이다.

 또한 평소에 아버지의 활동을 자세히 알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억하기 위해 아버지 몰래 스크랩해둘 뿐이었습니다. 이번 기회로 소장님의 말씀을 통해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버지의 희생을 알게 되었고, 더욱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첫 번째로 장학증서를 받은 것이 떠오릅니다. 무척 떨렸었는데 함세웅 이사장님께서 장학증서를 건네주시며 따뜻한 포옹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긴장이 풀렸습니다. 그나저나 수여 순서는 나이순인가요? 아니면 가나다라 순일까요? (웃음)

  

Q. 김지연 학생에게 이번 장학금은 어떤 의미이며, 이 장학금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일까요?

(김지연) 찬 바람이 불던 지난해 겨울, 다운증후군 장애인 분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유일 복지관인 다운복지관에서 동계 현장실습을 했습니다. 이후 소수자를 위한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고, 올바른 가치를 확산하는 데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인권의학연구소 장학금을 통해 사회복지사(1) 자격증 공부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4>  지난겨울 ,  다운 복지관에서 다운증후군 장애인 분들과 실습했던 김지연 학생의 모습이다 .

Q. 이번 장학금은 1970년대 청계피복 여성노동자였던 신순애 선생님의 기부로 마련되었는데요. 기부자인 신순애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김지연)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당시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에 작게나마 영혼 보내기로 죄송한 마음을 표현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왜냐하면 미싱타는 여자들을 보기 전에는 청계피복노동조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나절 노동 후에도 학업에 대한 열망 하나로 열심히 노동교실을 다니셨던 것을 보며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신순애 선생님을 비롯한 청계 피복 노동자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과 같이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노동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꼭 식사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김지연 학생은 1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길 바라나요?

(김지연) 우리가 당연하게 영위하는 삶의 감사함을 잊지 않는 멋진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 폭력 피해자분들의 희생과 그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소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김지연 학생의 이야기가 뇌리에 남는 인터뷰였습니다. 이번 인권의학연구소의 장학금이 국가폭력 피해자 자녀가 그 부모와 조부모를 조금이나마 더 깊이 이해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사회의 소수자를 위해 사회복지사(1) 자격증 공부에 전념할 김지연 학생을 응원합니다.

(인터뷰 진행자: 박민중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