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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정의

32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이 사진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1985년 설립된 이래 고문 생존자들의 치료와 그들을 지원하고 있는 Freedom from Torture는 32년 전 오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사진> 11월 9일, 고문피해자들을 위한 영국의 자선 단체 Freedom from Torture가 페이스북에 올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의 사진.

여전히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에서 이 사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국제정치적 혹은 종전선언의 관점이 아니라 분단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픈 피해를 봐야 했던 고문 피해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싶다.

 

분단이라는 구조 하에서, 대한민국의 역대 권력들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제도를 악용해 수많은 간첩들을 양산했습니다. 가장 힘없는 국민들을 불법 구금하고, 고문해 간첩을 잡은 것이 아니라 양산했습니다.

 

국정원, 경찰청, 국방부라는 엄청난 국가기관들은 의해 인간이라면 차마 상상하지 못한 고문으로 무고한 시민이었던 사람을 하루아침에 간첩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간첩이 된 분들은 지금도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사법부라는 국가권력을 향해 스스로 법정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Freedom from Torture는 이 사진을 게재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동독과 서독을 가르는 벽이 아니라 다리를 만드는 것을 기념하면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를 분열시키는 요소보다 우리 안에 더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When we celebrate our shared humanity and build bridges instead of walls, we realise that we have far more in common than that which divides us.)

 

하루빨리 한반도에도 이같이 두 사회를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이 아니라 다리가 연결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상호 이해의 폭이 넓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그전에 한반도 분단이 낳은 그리고 그 비극의 일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고문피해자들의 아픔을 국가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깊이 돌아보길 바랍니다.

 

32년 전, 서독과 동독을 가로막던 벽이 무너지고 서로의 차이보다 공통점을 발견한 날.

 

분단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고문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