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 고문 피해자들이 행정재판에 대거 참석하다

 

 지난 금요일(10/8), 서울 행정법원 B220호에서 훈포상이 취소된 고문 가해자 정보공개 청구 행정소송의 결심공판이 열렸다. 인권의학연구소가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이 기나긴 법정 공방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이날 재판에는 인권의학연구소 함세웅 이사장을 비롯해 고문 피해자와 그 가족 등 8명이 함께 법정에 참석했다. 

<사진-1> 행정재판에 참석한 고문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함께 행정법원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 측은 재판부에 제출할 자료가 방대하다며 USB 제출로 자료제출을 대체했다. 이에 재판은 재판부가 피고 측이 제출한 자료 목록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정회됐다. 자료 확인 후, 재판부는 원고(인권의학연구소) 측과 피고(행정안전부) 측에 각각 마무리 발언 기회를 주었다.

 

 먼저, 원고 측 변호를 담당하고 있는 김성주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과거 간첩조작 공무원들이 누구이며, 이들이 사건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등에 관한 정보들은 피고 측이 주장하고 있는 정보공개법과 국정원법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이며, “피고 측은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에 의해 서훈이 취소된 고문 가해자들의 정보와 국가안보가 어떤 실질적인 상관관계가 있는지 구체적인 진술을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김성주 변호인은 고문 가해자의 정보보다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국민의 알 권리가 더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사진-2> 오랜 시간, 고문 가해자는 고문 피해자 위에서 군림했다. 이제는 고문 피해자의 인권의 고문 가해자의 이름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재판부가 판결을 통해 알려주어야 한다.

 반면 피고인 행정안전부를 대표해 재판에 참석하고 있는 조*훈 사무관에 따르면, “원고 측이 제기한 (고문 가해자들의) 정보는 대부분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국가기관들의 정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사무관은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8년 고문 가해자 서훈 취소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국가 안전보장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심도 있는 회의를 통해 내린 결론임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입장은 원고 측이 요구하는 고문 가해자의 이름과 직책 등은 과거 판례를 비추어 볼 때, 국정원의 직원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라고 다시 한번 밝혔다.

 

 통상적인 행정재판이라면 원고와 피고의 마무리 발언으로 재판이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특별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이날 방청석에 있는 분들이 누구인지 확인했으며, 함세웅 신부에게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한 인권의학연구소를 대표해 발언할 기회를 주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었다. 재판에 참여한 모두가 다소 어리둥절한 상황이었지만, 함세웅 이사장은 마이크를 들고 이번 사건의 배경을 피해자 관점에서 재판부에게 소상히 전했다.

 

 함세웅 이사장은 오랫동안 고문 피해자와 그 가족들 만나면서 그들의 아픔을 알게 되었고, 우리 사회가 정작 고문 피해자의 이름은 공개하면서 고문 가해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 현실을 보며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함 이사장은 국가가 고문 가해자의 정보를 공권력을 활용해 보호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고문 피해자를 향한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며 재판부를 향해 국민의 자유와 권익, 인권을 고려해 올바른 판결을 간곡히 요청했다.

 <사진-3> 행정재판이 끝나고 행정재판에 참여한 고문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김성주 변호인에게 여러 사안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다.

 함세웅 이사장의 발언으로 마무리된 재판은 다음 달 5일 오후 2시 선고가 예정되었다. 안타깝게도 지난 2018년부터 약 3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이 재판에 많은 언론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이 판결이 고문 피해자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 국가기관의 사과가 이분들에게는 하나의 치유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에 참여한 8명의 고문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피고 측인 행정안전부 직원들과 달리 쉽사리 법원을 떠나지 못했다. 재판이 끝나고도 담당 변호사와 오랜 시간 재판에 대해 상세하게 질문을 이어갔다. 그리고 행정법원 앞에서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상황에서도 큰 소리로 다 함께 외쳤다.

 

행정안전부와 국정원은 훈포상을 취소한 고문 가해자 실명을 속히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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