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꽃밭에서]

 

날씨와 이제는 봄이 아니라 여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말부터 연구소에 작은 꽃밭이 생겼는데요.

 

이 꽃밭에서 우리 선생님들의 이야기꽃과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집단음악치유가 끝나고 가기 전 선생님들이 연구소 꽃밭에 들러

이런저런 이야기꽃과 웃음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화요일, 녹색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구명우 최양준 선생님 두 분께서 녹색병원 신경과 검진을 받았습니다. 여느 때처럼 녹색병원에 도착하면 양주희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환한 미소로 저희 선생님들을 맞아주시고 안내해주십니다. 그리고 송현석 신경과 과장님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검진이 시작됩니다.

 

검진이 시작될 때는 선생님들이 혹시라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 시간여의 검진이 끝나고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를 듣고는 얼굴이 환해지십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어 선생님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 어느새 선생님들의 얼굴에 안도감이 자리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항상 선생님들의 일상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TMI, 오늘의 점심 메뉴는 김치찜이었습니다!)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3일)부터 연구소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이 진행 중입니다. 이화영 소장님의 강의부터 시작해 다양한 기관들을 방문하는 일정들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7일)에는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으로 직접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던 이동석 선생님이 직접 인턴 학생을 데리고 현장 견학을 했습니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동석 선생님은 자신의 아픔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대가 쉽게 넘길 수 있는 역사의 아픔들을 소상히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주신 이동석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리구요,

동시에 인턴 학생에게 정말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이동석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이화영 소장(왼쪽)과 이희진 학생(오른쪽)

 

[행사인권의학연구소, 2차 정기이사회를 개최하다.

 

 4 14 () 오후 5, 인권의학연구소는 제2차 정기이사회를 온라인 줌회의로 개최하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지난 제1차 이사회에 이어 현장 회의 대신 온라인 회의방식을 결정하였다. 이날 이사회에는 함세웅 이사장, 이화영 상임이사, 박재영 이사, 백재중 이사, 손창호 이사, 신좌섭 이사, 유츙희 이사, 주영수 이사가 참석하였고 최창남 이사는 이사장에게 위임하였다.

 

<사진1. 인권의학연구소 제2차 이사회를 온라인 줌회의로 개최하다 (4.14)>  

 이화영 상임이사가 제1차 이사회 회의록 보고와 2021년도 제1분기 사업과 재정 보고를 하였다. 사업보고 중 교육팀 운영위원회의에서 논의된 코로나-19 방역과 인권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 특히 요양병원 노인환자는 1년 이상 고립, 방치된 상태여서 가림막을 하고서라도 면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인권 문제 공론화를 위해 action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사들은 요양시설에서의 보호자 면회금지나 사망환자 대우에 대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언론화할 것을 주문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제기된 사례를 기초로 인권 문제를 알리기로 하였다. 

< 사진 2.   온라인 줌회의로 개최한 인권의학연구소 교육팀 운영위원회  (4.8)>

 두 번째 안건으로 ”2021년 국제고문피해자 지원의 날과 김근태기념치유센터 개소8주년 기념행사에 대해 논의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예년과 같은 국회에서의 현장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대신 자료집 발간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하였고, 참석 이사는 현장 행사 대신 고문방지 4을 포함한 자료집 발간제안을 이견 없이 승인하였다.

 

 기타안건으로 노인환자 인권침해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이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다이화영 상임이사가 2020년 6노인환자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시작부터 2020년 12결정문 도출까지의 경과보고를 하였고쟁점에 대한 이후 행동 방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제안하였다특히 노인환자 결정권 침해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이에 더해 인천교구청 요청으로 환자의 사망 시간을 조작한 의료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 사진 3.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노인환자 인권침해 진정사건 결정문  (3.22)>

 

 ‘환자에게 위암사실을 고지하여 수술을 했을 때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또한 가족들이 다른 병원의 의견을 구하겠다고 했는데 주치의가 막았다면 병원 측의 과실이 분명하다.’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편, 가족에 의해 사망 시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의료현장에서 간혹 발생해 왔는데, 이 경우 법적 소송을 제기해야 할 이유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인천 교구청은 사과라도 했지만, 의도적으로 수술을 방해하고, 사망 시간을 정확히 기재하지 않았던 의사(주치의)는 반성도 없고, 사과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았다.’라면서 수술을 방해했고 임종 시간을 정확히 기재하지 않았던 의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이화영 상임이사는 법률지원팀과 의논한 후 법적 대응 등을 추후 결정하는 것으로 정리하였고 이사들은 동의하였다.

 

 마지막 안건으로 다음 이사회(3) 2021 7 14 () 6, 인권의학연구소 1층 소강당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제2차 이사회를 마무리 하였다.

 

 

[길음 판소리에 이어 길음잼베팀입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인권의학연구소 1층 강당은 시끌시끌합니다.

잼베를 시작으로 카혼, 봉고, 북 등 다양한 타악기가 내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악기들이 어색하고 소리를 내는 것도 어색하셨지만, 이제는 어색함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50분 동안 타악기를 두드리고 힘들 법도 한데 10분의 쉬는 시간조차 아까워하시며 빨리 시작하자고 하십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즐거운 모습을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행복해 보이시죠?]

 

수요일마다 연구소 소강당에서 경쾌한 타악기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지난 3월 24일부터 집단 음악치유를 조심스럽게 시작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판소리 모임은 할 수 없어 마스크를 쓰고 손으로 참여할 수 있는 '타악기 집단 음악치유'를 시작했습니다.

북, 잼배, 봉고, 카혼 등 이름도 다 외우기 어려운 타악기들로 구성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하시기 괜찮을까 걱정도 조금 했지만, 옆에서 선생님들의 연주를 보면 코로나가 사라지고 홍대로 나가서 버스킹을 하셔도 되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도 하게 됩니다.

 

그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서로 상대의 연주 소리에 맞춰 음을 맞추는 모습, 연주를 하면서 타악기와 하나가 되어 즐겁게 그 순강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분들의 아픈 과거가 조금이라도 그 순간 사라지는 것 같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공연을 보여드리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의료] 국가폭력 피해생존자들, 녹색병원에서 치매 검진을 시작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2021년 국가폭력 생존자 집단치유 모임은 줌회의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왔다. 지난 2월에 가진 네 번째 집단치유 모임에서는 생존자들의 의견을 모아 손창호 정신과 전문의 (인권의학연구소 이사)를 줌회의로 초청하여, “수면장애‘’ 에 대해 건강 정보를 들었다. 손창호 이사는 수면장애 증세에 대처하는 일상적 팁으로부터 약물 사용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알려주었고, 생존자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집단치유 모임을 마치면서 인권의학연구소는 희망하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정신건겅검진 차원에서 녹색병원에서 치매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을 공지하였다.

 

< 사진  1.  네 번째 온라인 집단치유모임에 손창호 정신과 전문의를 초청하다  (2.24) >

 

 마침내, 4 6 () 오전 10, 국가폭력 피해생존자 2명의 검진을 시작으로 생존자와 가족 16명은 향후 2개월 동안 녹색병원에서 치매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치매 검진의 시작은 녹색병원 1층 사회복지과에서 시작한다. 양주희 사회복지사의 검진 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송유호 신경과 전문의의 문진 등 진찰을 받게 된다

 

   < 사진 2 . 녹색병원 치매검진은 사회복지사의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한다 (4.6)  >

 신경과 진찰을 마치면 노령을 감안하여 심전도와 흉부방사선 등 기초 검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뇌CT 촬영과 치매기능검사(K-MMSE)를 받는다. 전 과정은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다. 예정된 순서대로 검사를 하고 신경과 진료실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면 일단 치매 검사는 마치게 된다. 최종적으로 신경과 진료실에서 2차 치매기능검사(CDR)와 전체 결과를 종합하여 판정을 받는다.

 

< 사진 3 ,4 . 녹색병원 산경과, 신경외과 진료실에서 (4.6)  >  

 

< 사진 5 . 녹색병원 산경과 진료실에서 (4.13)  >  

 녹색병원에서의 치매 검진 모든 과정에 인권의학연구소의 박민중 사업운영팀장이 동행하며 일일이 사소한 부분까지도 챙긴다. 검진 과정 중의 생존자들의 얼굴에서 병원에 온 환자로서 보일 수 있는 다소의 불안이나 걱정의 표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 검사를 기다리는 중에 서로 작은 목소리로 담소하며 웃음소리가 마스크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하였다.

 

  < 사진 6 .  순서에 따라 치매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4.13)  > 

 송현석 신경과 전문의로부터 치매 없음이라는 진단을 받고 나오는 생존자들의 표정은 더욱 밝아졌다. 오랫동안 치매에 대한 걱정으로 수면까지 방해받을 정도로 걱정이 많았으나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검진 결과가 좋아 정말 홀가분하다고 하였다, 내친김에 병원 앞에서 기념촬영까지 한다. 늘 오늘처럼 밝은 표정을 간직하시기를 바라며 바라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 사진 7,8 . 검진을 모두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병원 앞에서 기념촬영하다 (4.13/4.20)  >  

 인권의학연구소는 2015년부터 국가폭력 피해생존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신체적 건강검진을 해왔다. 건강검진에 필요한 비용은 녹색병원의 이말년기금과 인권의학연구소의 울릉도1974기금으로 충당된다. 인권의학연구소의 울릉도1974기금 은 울릉도사건 생존자들이 재심무죄 후 기부하신 후원금을 시작으로 조성된 기금이다. 이후 국가폭력 생존자들이 재심무죄 보상금의 일부를 연구소에 후원하는 경우, 인권의학연구소는 생존자들의 후원금을 이 기금에 적립하여 지금까지 여타 국가폭력 생존자들과 가족들에 대한 생활지원과 의료지원을 계속해 왔다.

[집단치유] 국가폭력 피해생존자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지난 2월부터 국가폭력 피해생존자 집단치유 모임을 줌회의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해 왔다. 세 번째 모임 (2 15, 1)에서 이화영 소장의 월다잉에 대한 슬라이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강의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하 사전의향서)‘에 대한 내용을 공유했으며, 사전의향서 작성을 어디에서 어떻게 하는가를 두고 4~6월 경에 ()호스피스 코리아 실무자의 연구소 방문을 통해 함께 설명을 듣고 작성하는 기회를 갖기로 하였다

 

< 사진  - 지난 2월,  세 번째 온라인 집단치유모임 슬라이드 자료 (2.15)   >

 사전의향서 작성이 법제화하게 된 것은 2016 1월에 연명의료결정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2018 2월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이 법에 의해 임종을 앞둔 환자가 원치 않는 연명치료를 거부할 길이 열린 것이다. 사전의향서는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회복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을 때 인공호흡기 장착이나 심폐소생술 등 치료 효과없이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혀두는 서류다.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고 신분증을 지참하여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은 사전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하면 작성할 수 있다.

 

 사전의향서 작성을 위하여 먼저 상담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어야 법적으로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작성 후 15일이 지나면 연명의료정보포털(http://www.LST.go.kr)을 통해 본인의 사전의향서를 조회할 수도 있다. 또한 사전의향서 작성 후 등록증 발급을 원하면 등록된 주소로 등록증을 우편발송해 준다고 한다. 추후 언제라도 작성자가 원하면 등록기관을 방문하여 그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 사진  - 사전의향서의 내용과 신청 및 해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작성 여부를 결정한다 (4.7)  >

 마침내, 4 7 () 오후 2, 국가폭력 피해생존자와 가족 13명 (남7명, 여6명)은 사전의향서 작성을 위해 오랜만에 인권의학연구소 소강당에 모였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전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받은 ()호스피스 코리아 실무진은 이날 모인 국가폭력 피해생존자들과 가족에게 1:1 설명을 상세하게 하였고, 이를 들은 후 사전의향서 작성에 서명을 하였다.

< 사진  - 상담사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고 사전의향서를 작성하고 있다.(4.7)  >

 이번 연구소를 방문한 ()호스피스 코리아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전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된 비영리민간단

체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하고 있으며 인권의학연구소의 요청으로 고연령층인 국가폭력 피해생존자와 가족을 위해 특별히 방문하여 사전의향서 작성과 등록을 지원하였다.

 

 < 사진 -  사전의향서 작성을 마치고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앞에서 기념촬영 (4.7)    >

인권의학연구소에 작은 꽃밭이 생겼다. 연구소의 한 귀퉁이에 황량하던 작은 공간이 형형색색의 꽃으로 채워지고 있다.  3주 전부터 연구소의 후원회원인 박순애 선생은 할미꽃부터 시작해 한련화, 꽃뱀무, 그리고 나런클러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꽃모종을 조금씩 사서 손수 작은 꽃밭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구소는 이 꽃밭으로 인해 날씨만큼이나 화사한 봄을 선물 받았다. 처음엔 꽃모종만 가지고 오셨다면, 지난주엔 연구소의 밥상을 책임질 상추까지 심었다.

 

(사진) 할미꽃, 제라늄, 나런클러스, 한련화 등 총 1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꽃들이 자라고 있는 연구소 작은 꽃밭.  

박순애 선생은 1970년대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전설로 불리는 원풍모방 노조의 부지부장으로 활동하며 핵심 간부였다. 원풍모방 노조는 1972년 박정희 정권에 의해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어떠한 단체행동도 허락되지 않던 살벌한 상황에서 어용노조를 청산하고 민주노조를 출범시켰다. 이에 원풍모방은 청계피복, 동일방직, YH무역 등과 함께 여성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펼친 한국 노동운동의 대표적인 민주노조였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원풍모방의 역사 한가운데 있었던 박순애 선생은 지난 2013년 김근태기념치유센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본인이 사회 발전의 주인공이라는 긍지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 이 사진은 지난 2010년 원풍모방 여공이었던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민주노조의 전설-원풍모방 노동조합 운동사" 와 "못다 이룬 꿈도 아름답다" 를 펴내고함께 당시 지부장이던 방용석 전 노동부 장관과 찍은 사진이다.박순애 선생은 가장 중앙에 환한 미소와 함께 서 있다. (출처: 한겨레)

지난 3주 전부터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행위자로 현장에 있었던 박순애 선생은 연구소에서 호미를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꽃모종 몇 개와 호미, 그리고 퇴비를 조용히 사서 오셨다. 그리고 황량하던 연구소의 귀퉁이에 가서 잡초를 뽑고, 공간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박순애 선생의 작은 텃밭은 다양한 꽃들로 채워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월요일에는 연구소 직원들이 싱싱한 상추를 먹을 수 있도록 상추도 심었다.

 

(사진) 호미를 들고 꽃과 상추를 직접 심고 있는 박순애 선생

형형색색의 꽃들도 채워지고 있는 이 공간은 이제 연구소에 오시는 분들이 한 번씩 가봐야 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김장호, 송기복, 최양준 선생 등 연구소에 오셨던 피해생존자 분들은 이곳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담소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박순애 선생의 보이지 않는 도움으로 가꿔지고 있는 이 작은 꽃밭으로 인해 연구소는 요즘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싱그러운 봄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연구소에 오는 분들이 새롭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장소가 되고 있는 꽃밭.  

며칠 전부터는 수녀원의 수녀들도 관심을 보이며 이 공간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앞으로 황량했던 이 공간에 심긴 꽃들과 상추들로 인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약속된 시간보다 항상 일찍 와서 조용히 호미를 들고 연구소의 꽃밭을 가꾸고 있는 박순애 선생의 시간과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연구소의 작은 꽃밭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연구소의 페이스북을 통해 후원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인권의학연구소 이화영 소장이 송씨간첩단사건의 피해생존자 송기복 선생님과 울릉도간첩단사건 피해생존자인 이성희 선생님 자택을 방문했던 지난 3 15일은 울릉도간첩단사건 47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1974 3, 당시 거센 유신 헌법 반대에 직면한 박정희 정권은 국민의 저항을 희석하고자 대규모 울릉도간첩단사건을 조작하여 발표하였다. 1974년 울릉도간첩단사건은 중앙정보부가 남산으로 불법연행하여 고문 수사한 47명 중 검찰이 32명을 기소하였고 재판을 거쳐 3명을 사형에 처했던 대규모 조작간첩단 사건이다. 인혁당사건 관련자 8명의 사형이 확정된 1975 4 8일은 또한 울릉도간첩단사건 3명의 사형이 확정된 날이기도 하였다. 불행했던 한국의 현대사에서 대표적 사법살인으로 알려진 인혁당사건은 그나마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져 왔지만, 같은 날 사형선고를 받았던 울릉도간첩단사건은 완전히 잊혀져 있었다.

(사진) 김근태기념치유센터 함세웅 이사장과 인재근의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이성희 선생님

울릉도간첩단사건의 피해자 중 한명인 이성희 선셍님은 1974년 당시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최종 무기징역으로 형이 확정되었다. 이후 광주교도소에서 17년을 복역하면서 1991년 석방될 때까지 재소자를 위한 의술로써 "광주교도소의 슈바이처"라고 불리기도 했다.

 

오랫동안 묻혀 있던 울릉도간첩단사건을 수면 위로 떠 오르게 한 것은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성희 선생님이다선생님은 제1기 진실과화해를위한괴거사정리위원회(1기진화위)에 울릉도간첩단사건 관련자 중 유일하게 진실규명 조사를 신청하였다2010년 1기 진화위가 종료되는 마지막 날이성희 선생님은 일부 진실규명결정을 받아냈다이 진실규명 결정문을 토대로 형사 재심을 신청하였고 드디어 2014년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40년 만에 조작사건임이 밝혀진 것이다.

 

(사진) 40년만에 밝혀진 진실-울릉도조작간첩단사건 무죄 선고받던 날

이후 울릉도간첩단사건으로 기소되어 사형을 당하거나 징역을 살았던 관련자 모두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었만약, 이성희 선생님이 진실규명 조사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울릉도간첩단사건이 해결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일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이런 점에서 이성희 선생님은 울릉도간첩단사건 해결에 마중물이 되어 수많은 관련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크게 기여하였기에 김근태기념치유센터는 2014년 이성희 선생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하였다. (첫 번째사진)

(사진) 송기복 선생님이 손수 뜬 목도리를 전해받는 전영주 선생님

이성희 선생님의 나이는 올해 96세이고, 부인인 전영주 선생님은 91세이다. 90이 넘긴 나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이성희 선생님 내외의 건강은 좋아 보인다. 송기복 선생님은 이성희 선생님의 17년간의 투옥 중 모진 고생을 했을 부인을 생각하며 목도리를 손수 떴다고 한다. 노란 목도리를 곱게 목에 둘러주며 바라보는 송기복 선생님의 손길과 눈길에 따뜻한 기운이 가득하다. 자연스레 교도소 이야기를 시작하였고 광주교도소로 이송되어 갈 때 송기복 선생님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모두 크게 웃는다. 떠올려 생각하기조차 힘들었을 그 상황을 이제 이야기하며 크게 웃을 수 있는 것은 더는 그것이 마음의 고통으로 남아 있지 않음이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는 모습은 보는 이까지 따뜻하게 한다. 17년을 남편을 감옥에 보내고 떨어져 있어서 지금도 남편을 보면 설레인다는 전영주 선생님의 남은 여생이 지금처럼 환한 웃음으로 가득하시기를 기원한다.

 

(사진) 이성희, 전영주, 송기복 선생님의 미소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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