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그 고통을 감내하라면 할수있을까?
오른쪽 긴 손톱밑을 파고드는 송곳의 서슬 이던가
금새 숨막혀 까무러칠듯 헐떡이게 하는 물고문이라던가
통닭구이라 했던가? 양손과 양발을 묶고 그 사이로 긴 막대를 끼워 책상 사이에 널어놓는......
칠성판이라고도 했지
그 판위에서 뺑뺑이 돌면 사람의 핏물 눈물 똥물마져도 줄줄줄 흐르게 한다는 공포의 고문기
구.
앓던 사랑니 뽑기도 두려워
덜덜떨며 수 없이 망설였던 내 살던동네 약수터 치과병원의 기억도 몸서리 쳐지는데
내게 그 고통을 겪어내라면 그리할수 있을까?
내장이 항문으로 터져나와 제대로 앉기조차 힘들어했다던,
전기고문의 악몽같은 현실에 경기들린 어린아이의 진저리처럼 눈물조차 흘릴수 없었다던
그 사람
1975년 4월9일
채 자라지 않은 담쟁이 넝쿨 한번 보듬어 볼틈없이
끝내 오리라....조국의 자주여.민주여. 통일이여 목터져라 외쳐볼 틈도없이
서대문 형무소 사형장
새벽의 여명도 닿지않은 미류나무의 작별인사도 받지 못하고 떠나간 그 사람
시신조차도 유린되어 그 영혼의 안위도 짐작할수 없이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통일의 염원 절절한 구호만 떨구고 간 그사람
도예종.서도원.하재완.여정남.우홍선.김용원.송상진.그리고 이 수병
인혁당 재건위의 투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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