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센터2014.06.27 16:09
진실과정의2014.06.27 15:34

2014UN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을 맞아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 이 국민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

 

 

 오늘은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이 땅의 수많은 고문피해자들을 위해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가 문을 연 지 꼭 1년 되는 날입니다. 또한 국제연합(UN)이 선포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United Nations Day in Support of Victims of Torture)’을 하루 앞둔 날입니다.

 1998년 당시 UN 사무총장 코피 아난은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선포에 앞서, “오늘은 차마 말할 수 없던 사실들을 말하게 된 날”, “상상하기조차 힘든 고통을 인내해 온 이들에게 우리의 존경을 표하는 날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수많은 고문 등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없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2011년 인권의학연구소의 고문피해자 실태조사에서 약 76%의 고문피해자들이 정신적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고 있었고, 2013년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의 국내 및 재일동포 고문피해자대상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는 약 80%의 고문 피해자들이 우울, 불안 등 고문 후유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최근 사법부는 인권의 최후보루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인혁당 재건위 사건, 동일방직 사건, 한국전쟁기 집단학살사건 등 과거 고문조작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국가배상판결에서 잇달아 국가의 책임을 경시하고 회피하는 선고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문피해 생존자들을 두 번 죽이는 처사입니다. 고문피해에 대해 정당한 국가배상을 회피하는 현재 사법부가 법전 뒤에 숨어 고문피해자들의 애끓는 호소를 외면한 과거 독재정권하 사법부와 과연 무엇이 다르다 할 것입니까.

 

 이에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는 개소 1주년과 국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을 맞이하여 정부와 국민여러분들께 다음과 같은 주장과 호소를 하고자 합니다.

 

 1. 국가는 고문피해자들에 대한 치유와 지원 대책을 즉시 수립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1. 국가는 과거 고문 조작 등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전면적인 진실규명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1. 국가는 고문 가해자 처벌에 관한 시효를 배제하고, 고문범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고문가해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엄정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1. 국가는 UN 고문방지협약 등 국제법을 준수하고 고문 근절과 인권 피해자들을 법적, 사회적, 의료적으로 보호하는 입법 조치를 지체 없이 실행해야 합니다.

       1. 사법부는 고문 조작 등 국가에 의한 인권침해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자의적이고 강탈적인 국가배상 기준을 철회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배상을 위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배상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20146 25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

 

 

 

Posted by 김근태기념치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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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꽃-울릉도 1974> - 특별한 가족의 출연

 

<상처꽃- 울릉도 1974>는 다양한 분들의 카메오출연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419일 토요일은 참 특별한 가족이 무대에 섰다.

 

70년대 노동운동사에 빛나는 <어느 돌멩이의 외침>을 쓴 노동운동가 유동우선생이 주심판사로, 그의 딸과 사위가 배석판사로 나란히 법복을 입었다.

 

 

[상처꽃-울릉도1974_4월 19일_유동우, 유현경(딸), 조명진(사위)]

 

몇 달 전 EBS <동행> 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화제를 낳은 바 있는 그의 가족사는 우리시대가 만든 또 하나의 비극이다.

 

이런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유동우선생도 남영동에서 받은 모진고문의 후유증으로 병들고 피폐해지면서 불행한 가족사가 만들어졌다. 딸은 처자를 버리고천지를 떠돌며 헤매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꽁꽁 한이 맺혔다.

 

그렇게 사람을 기피하고 떠돌던 유동우선생은 지난 해 인권의학연구소의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의 창 하나가 가만히 열렸다고 했다. 주변의 응원을 통해 딸에게 손을 내밀어볼 용기도 얻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딸도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함께 무대에 서는 잠깐의 동행을 위해 이날도 멀리 군산에서 남편과 아이들 함께 달려왔다. 그리고 아버지 옆에 앉아 연극을 보는 내내 흐느꼈다.

 

연극이 끝난 후 눈이 붉어진 사람들이 서로 따뜻한 포옹을 나누었다. 이 연극 중에서 특히 유동우선생의 딸 유현경씨를 더 울렸을 여자배우 정연심씨가 그들 부녀가 출연했던 프로그램 동행을 보았다며 유현경씨 손을 잡고 또 울먹였다.

 

 

[상처꽃-울릉도 1974-유동우, 유현경(딸), 조명진(사위), 손주들, 조화순 목사, 신인령 선생, 임진택 감독]

 

감자탕 집에 마련한 뒤풀이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다.

유현경씨를 보는 순간 와락 부둥켜안았던 조화순목사, 크리스찬 아카데미 간사였던 신인령선생, 권영길선생, 임진택감독, 인권의학연구소 이화영소장……

 

조화순목사는 기막힌 인연을 풀어놓았다.

1974년 대구의 교도소에서 울릉도간첩단사건으로 구속된 김용희선생과 옆방에서 징역을 살았다는 것이다. 조화순목사는 긴급조치위반이었지만 워낙이 빨갱이로 악명(?)높았던 터라, 여자간첩이 둘이나 들어왔다고 교도소가 떠들썩했다고 한다.

 

두 분은 각각 독방이었는데 고개를 내밀 수도 없는 배식구에 팔을 넣어 내 저으며 통방을 통해 우정을 쌓았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도 두 분이 가끔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고.

인연이 이렇게도 이어져있구나 싶어 자리에 함께 한 사람들은 새삼 놀라워했다.


 

[상처꽃-울릉도1974_ 울릉도 사건 고문생존자 김용희(연극의 송인숙)과의 감옥에서의 인연을 설명하시는 조화순 목사]

 

그러나 세월호침몰 사건으로 주로 검은색 옷차림을 하고 온 사람들은, 우울한 역사의 한 장면 앞에서 거듭 무겁고 침통해했다.

다행히 아직은 어른들의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유동우선생의 어린 손주들 해맑음에 잠시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상처꽃-울릉도 1974-유동우, 유현경(딸), 조명진(사위), 해맑은 미소의 손주들]

 

 

글 : 장남수

(노동저술가, 『빼앗긴 일터』(창작과비평사, 1984) 저자, 前원풍모방노동자,

인권의학연구소 운영위원)

Posted by 김근태기념치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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