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6712만 원]

 

지난 11일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에서 35년 전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7년의 세월을 억울하게 옥살이했던 故 오재선 선생에게 국가배상의 책임이 있다며 “1억 6712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1986년 오재선 선생님은 경찰(당시 치안본부)에 연행되어 한 달 동안 불법 구금과 모진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하고 간첩이 되었습니다. 그 거짓 자백으로 기소된 법정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한 당시 1심 주심판사가 바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입니다.

그 이후의 삶을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고문과 옥살이, 그리고 30여 년을 간첩의 딱지로 한국사회에서 살아야 했을 故 오재선 선생과 그 유족들. 반면, 그런 판결을 내리고도 법조인으로 가장 높은 자리라고 할 수 있는 대법원장까지 역임한 양승태.

과연 “1억 6712만 원”이 故 오재선 선생과 유족들의 망가진 삶을 대변하는 돈인가.

그런 판결을 내리고도 양승태가 지난 30여 년 동안 누린 잘못된 부와 명예는 얼마일 것인가.

터무니없는 금액도 화가 나지만, 마치 이 돈으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아픔에 국가는 모든 의무를 다한듯한 기사를 보면 이건 정말 아닙니다.

(아래 사진이 살아계실 때 오재선 선생님의 사진입니다.)

[곽상도는 이런 사람입니다]

 

최근 대장동 의혹 관련으로 곽상도 의원이 논란의 정점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장 앞장서서 대장동 지구의 의혹을 문제제기 했던 사람이 곽상도 의원인데,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 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리로 일을 했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수령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많은 언론과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보다 더 분노스러운 일이 있습니다.

 

곽상도 라는 사람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검사시절 했던 일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났던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날조했던 수사 검사가 바로 곽상도 의원입니다. 1991년 강경대 열사의 죽음 이후 노태우 정권을 향한 시민들의 비판이 고조되자 여론을 뒤엎기 위해 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이었던 고 김기설 씨의 유서를 대신 쓰고 자살을 방조했다고 사건을 날조해 강기훈이라는 청년의 삶을 망가트린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 가해자인 곽상도라는 개인은 국회의원까지 하며 사회적으로 승승장구했지만, 피해자인 강기훈이라는 개인은 오랜 시간 재판을 하며 암투병까지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을 무참히 짓밟고 양심의 가책은 물론 사회적 처벌도 없었습니다. 지난 2006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실위) 조사에서 강기훈 씨는 당시 검찰과의 조사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1991년 6월 24일 검찰에 출두한 첫날부터 서울지검 11층 특별조사실에서 10여 명의 검사와 수사관으로부터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가 시작되면 이틀씩 잠을 안 재우고 진술을 강요하고, 의자에 앉지도 못하게 하고 선 자세로 조사를 받기도 했고, 검사나 수사관은 모욕적인 말과 행동, 때로는 손찌검까지 했으며, 그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를 하기도 했다.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저의 가족과 여자 친구를 거론하면서 구속 운운할 때였다. 나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물리력은 참을 수 있었지만, 나로 인해서 받은 가족들의 상처는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멍에였다.”

 

개인을 향해 이같이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 사람이 바로 곽상도 국회의원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실에 더 분노합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00929&fbclid=IwAR1jtSGAzffIR5lC62wjpYOSDhtxWoH3Cg3BaARtSttX0Uuh2ptomatfUoA 

 

곽상도와 동료들의 끔찍한 과거, 왜 사과 안 하나

[김성수의 한국 현대사] 무죄 확정된 유서대필 사건... 수사검사 중 한 사람이 곽상도 의원

www.ohmynews.com

 

[국가의 사과] 국정원, 과거사 사건 피해자에게 사과 서한’을 보내다.

-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

 

 국가정보원(국정원)이 과거 중앙정보부(중정),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시절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 등 인권침해 지적을 받은 일부 과거사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국정원은 지난 7 7일 보도자료를 통해 “1960~1980년대 중정, 안기부 수사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와 유족에게 박지원 국정원장 이름으로 사과 서한을 보냈다고 하였다. 서한 발송 대상은 1기 진화위가 국가의 사과를 권고했던 27개 사건 관련 피해자와 유족, 가족 등이었다.

 

 국정원은 생존과 주소가 확인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직접 사과 서한을 보냈고, 이미 작고하신 분들과 주소가 파악되지 않는 분께는 서한을 발송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이 자료를 통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발송 서한에는 과거 수사과정에서 큰 피해를 당하신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그리고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 충실하게 자료를 제공해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를 완성하는 길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다시는 이런 인권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약속이 포함됐다.

 

 2008년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하여 울산보도연맹 희생자 추모행사 영상메시지로 과거사에 대한 종합적 사과를 한 지 약 13년이 지난 국정원의 사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과한 그 당시 이미 설립되어 활동을 한 국무총리 소속 과거사관련위원회 권고사항 처리기획단 (과거사처리기획단)”이 있었다. 이 과거사처리기획단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법 제도 정비, 위령사업지원, 법원 재심 지원 등을 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피해자 사과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국가의 사과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이후 사법부는 부당한 과거 판결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재심을 통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2017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의 시국사건을 포함해 과거의 잘못된 사건 처리를 사과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문 총장은 검찰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부 시국사건 등에서 적법 절차 준수와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인혁당 사건 등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수사기관 잘못이 드러난 사건에 대해 피해당사자와 유족들에게 기회가 되는 대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나,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말하고 싶다기자들 앞에서 먼저 사과함으로써 피해자들은 사과를 당한 셈이 되었다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는 것이 선행되었어야 했다또한, 검찰총장은 죄송하다는 표현 조차 하지 않았고 수사결과에 대한 의욕이 지나쳐 수사절차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소홀히 했다고 언급해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진 1.  울릉도사건 피해자 이OO 선생에게 보내온 국정원장의 사과문  (2021.7.7)>

 2021년 국정원장의 사과도 하려면 제대로 했어야 했다울릉도사건의 피해자 이*희 선생은 지난 7월에 국정원장의 사과문을 받았다고 (사)인권의학연구소에 서한을 보내왔다. <사진 1>

 

  1974 3, 당시 거센 유신 헌법 반대에 직면한 박정희 정권은 국민의 저항을 희석하고자 대규모 울릉도간첩단사건을 조작하여 발표하였다. 1974년 울릉도간첩단사건은 중앙정보부가 남산으로 불법연행하여 고문 수사한 47명 중 검찰이 32명을 기소하였고, 재판을 거쳐 3명을 사형에 처했던 대규모 조작간첩단 사건이다. 당시 언론은 이 사건을 정부에서 발표하는대로 신문 1면 전면에 크게 보도하였다. <사진 2>

 

  그러나, 2014년 이후 울릉도 사건으로 투옥된 전원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실은 언론에서 작은 기사로 보도해왔다또한, 2021년 7월에 보내온 국정원장의 사과 편지는 울릉도사건으로 징역을 산 29명의 피해자 중 단 한 명, 이*희 선생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확인하였다.

 

< 사진 2. 1974 년 중앙정보부장 신직수가 발표한 울릉도사건을 대서특필한 신문기사 (1974.3.15)>

 이 소식을 전해들은 울릉도사건 피해자와 조작간첩사건으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수많은 피해생존자들은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의 극히 일부에게 사과 편지 한 장을 보내면서 생색내지 말고, 신문 전면에 사과문을 공식으로 게재하라는 것이다. 과거 조작간첩사건, 시국사건을 1면에 대문짝만 하게 내었던 그 기사와 같은 크기로 사과문을 보도하라는 것이다.

 

국가는 어떻게 피해생존자와 가족, 유족에게 사과하는 것이 맞을까?

 

1. 국가는 피해당사자와 가족 및 유족에게 직접 사과를 해야 한다.

 해당 수사기관(검찰, 국정원, 국방부, 경찰) 수장은 기자간담회나 편지의 형식이 아닌 직접 피해자를 공식 초청해서, 사과하고 직접 사과 편지를 전달해야 한다. 또한, 사과문을 과거 사건 보도 기사 크기 이상으로 신문과 방송에 게재, 보도해야 한다.

 

2. 국가는 말로 사과를 하는 동시에, 가해자 책임을 물어야 한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과거사위원회에서 진실규명을 받았거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에 대하여 가해자가 훈포상을 받은 경우, 그 사건 관련 모든 가해자의 훈포상을 취소해야 한다. 또한, 해당 수사기관 수장은 훈포상이 취소된 가해자의 정보 공개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사진 3.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훈포상 취소 고문가해자 이름 (허O,  안 OO  등 ) (2018. 7)>

 <사진 3>은 2018 7월에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서훈취소 고문수사관 명단이다. 자료를 잘 살펴보면, 피해자 이름이나 사건명을 확실히 명시하였으나, 반면 가해자 수사관의 이름을 허O, 안OO이라고 기입하여 발표하였다. 이는 피해자로 하여금 국가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울릉도간첩단사건의 훈포상취소자를 안OO, 장OO, 한OO 등 3명으로 발표하였으나, 모든 피해자들이 기억하고 지목하는 총책임 수사관이었던 차OO의 이름이 없다. 이것만 봐도 훈포상 취소와 국가의 사과가 지극히 표면적이고 형식적 겉치레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국가는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그것이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영원한 우리의 친구!!]

 

7월 20일 오후 6시 30분경 하원차랑 선생님은 우리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렇게도 아파하시던 선생님께서 이제 더는 아프시지 않을

영원한 안식처로 편안히 가셨답니다.

 

가시는 길에 북망산 굽이굽이 돌아 저희들을 생각하며 되돌아보셨을지,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아직도 형 갑장 동생 하며 부르시던 모습이 우리들의 온몸에 꽉 차 있건만, 여전히 하원차랑 선생의 모습이 우리들의 뇌리에 아지랑이처럼 맴돌기만 합니다.

 

너무도 아쉬운 부분은 무죄 선고받고 이제 좀 재미있게 세상에서 두 어깨 으쓱이며 남부럽지 않게 가족들과 좋은 곳으로 여행도 제대로 못 하시고, 우리와 해외여행도 한번 가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원차랑 선생을 놓아주면 안 되었지만, ‘잘 가라 친구야’ 하며 고작 머리 숙여 인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원차랑 선생이 영원한 안식처에서 이제 더는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하원차랑 선생이 우리 곁에 안 계시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있다면 하원차랑 선생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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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평소 하원차랑 선생님을 동료 그리고 친구로 여기며 평소에 매일같이 통화로 일상을 나누던 김장호 선생님께서 먼저 소천하신 하원차랑 선생님을 생각하며 쓰신 글입니다.

 

이 글을 통해 피해자 선생님들은 차마 가족과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와 정들을 서로 나누고 있음을 그리고 있었음을 조심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 조문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기 전 밀양역 앞에서 김장호 선생님과 이화영 소장님.

지난 3월 11일 형제복지원 관련 대법원 판결 기사를 보면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기사의 내용을 보면, 수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갔고

아이들을 단순히 자신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던 형제복지원 전 원장 '박인근'을 여전히 '박모씨'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이름과 사진은 버젓이 사용하면서

왜 이렇게 가해자의 인권과 초상권은 보호해주는 건가요?

 

이러한 언론의 행태는 기자들과 언론사의 사고 속에

여전히 강자 중심의 사고가 팽배하기 때문인가요?

 

(사진)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이 특수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형제복지원장 고 박모씨에 대한 비상상고를 기각한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앞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 및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기사원문: newsis.com/view/?id=NISX20210312_0001368963&cID=10201&pID=10200&fbclid=IwAR0BPsePNzL6yu4B8wyMS6sXjipKlkfNAvVLm3gg7QY9qKJeSjTQ7W5_pJ8

불법 사찰 피해자의 고통

 

2012년 8월 초, 2009년 기무사에 의한 불법 사찰 피해자였던 엄윤섭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엄윤섭씨는 우울증을 알아왔다고 한다.

 

 

고 엄윤섭님 영정 ⓒ 최석희 오마이뉴스

 

미국의 권위 있는 언론지인 뉴욕타임지는 한국의 민간인 불법사찰(illicit surveillance of civilian) 사건을 1972년 당시 닉슨대통령을 사임하게 했던 워터게이트호텔 도청사건에 비유해 한국판 워터게이트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지는 또한 모든 한국 대통령이 공무원의 비리조사와 고위공지인사 검증을 위해 경찰, 검찰, 세무 당국의 협조 하에 조직을 운영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사찰 피해자로 드러난 이들은 공직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다만, 현 정부에 비판적 말과 행동을 표현한 적이 있던 민간인들이었다. 사찰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국가기관의 사찰대상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심각한 스트레스로 고통 받았고, 그 중 한 명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 사회의 불법 민간인 사찰을 처음 확인한 것은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에 의한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1990년이다. 물론 과거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새지설에 수많은 정치적 불법 사찰이 존재했지만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던 윤석양 이병은 1995년 올해의 인권상을 수여받았고, 당시 사찰 리스트에 올랐던 1,300여 명 중 145명은 국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998년 재판부는 '보안사가 군과 무관한 민간인을 사찰한 것은 명백한 헌법위반'이니 200만원의 위자료를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그 후 보안사는 기무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기무사의 불법 정치사찰은 근절되지 않았다. 2008년 8월 쌍용차파업 농성장에서 민주노동당과 가족의 일상을 촬영한 동영상과 수첩이 공개되면서 그 실체를 또 드러냈다. 동영상에는 최근 자살한 엄윤섭씨와 그의 가족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신경과 치료를 받았던 엄씨는 "생업을 위해 일하는 작업실 앞에서 버젓이 동영상을 찍은 것을 보고 소름이 끼친다"고 했고 자신의 부인이 직장에 출근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은 피해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고 엄윤섭씨가 2009년 8월 17일 오후 국회 민주노동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국군기무사령관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피해자 증언 및 2차 동영상 공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모습이 촬영된 동영상을 보이며 기무사로부터 불법 사찰을 폭로하고 있다.

ⓒ 유성호 오마이뉴스

 

2010년, 이제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의 지시로 사찰대상자 파일의 삭제시도가 추가 폭로되면서 그 파장은 걷잡을 수없이 커지는 듯 했다. 사찰 피해자로 드러난 김종익씨는 블로그에 이명박 정권의 정책 비판 동영상을 올린 이유로 사찰을 받았고 국민은행 하청업체 사장이었던 그는 직장을 잃었다. 이 정도 사실로 사찰을 해왔다면 얼마나 많은 정치적 사찰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인 전 KB한마음 대표가 2012년 4월 1일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청와대 하명 불법 국민사찰 규탄 집중유세'에 참석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오마이뉴스 

 

민간인 사찰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사생활을 보호해야할 국가의 의무를 위반하는 명백한 위법이다. 국가기관이 민간인을 사찰함으로써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사샐활권을 침범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인데 과연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그 진상을 낱낱이 규명할 수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

 

사찰 피해자였던 엄윤섭씨의 자살 소직을 접하며 사찰이 한 개인에게 가하는 정신심리적 폭력의 무게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느껴진다. 과연 사찰 피해란 무엇이고 어떻게 치유되어야 할 것인가?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제2, 제3의 엄윤섭씨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불행히도 국가기관에 의한 사찰 피해 관련 정신심리학적 논문이나 학계의 공식적 발표는 없다. 그러나 한 개인을 지속적으로 미행하고 괴롭힌다는 점에서 국가기관에 의한 조직적 스토킹(organized stalking)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연구되고 발표되어온 스토킹 피해를 준해 사찰 피해와 그 치유책을 살펴보았다.

 

민간인 불법사찰이 처음 알려졌던 2010년 12월 7일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원충연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무관의 수첩 사본 중 일부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스토킹 피해자 치료에 초점을 둔 한 리뷰 연구는 피해자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이하 PTSD), 불안, 우울 증상을 특징적으로 보고하였다. 피해자의 80% 이상에서 극도의 불안과 수면부족, 과다경계, 비판적인 말과 행동 회피 등의 증세를 보였다. 피해자의 약 25%에서 공포와 무력감, 우울감을 극복하지 못해 자살 시도를 하였다. 불만 해소를 위해 담배나 알콜 섭취가 증가되었다. 심리적 고통 이외에도 오심, 피로감 같은 신체적 증상이 심해지고 고혈압이나 천식과 같은 기존의 질병이 악화되기도 했다. 1999년 한 연구는 대조군에 비해 스토킹 피해자들은 PTSD의 빈도와 강도가 훨씬 높았고, SCL-90R 결과 우울과 대인예민성이 매우 증가하였음을 보고하였다. 이 연구는 피해 당사자 뿐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 자녀, 직장동료, 친구들에게도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국민을 보호해야할 국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미행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누구나 심각한 분노와 불안을 느낄 수 있다. 한 개인이 스토킹 하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함을 서구의 연구들에서 확인하였는데, 사찰 대상자들도 누군가의 감시에 높여 있다는 점에서 이들과 유사하게 극도의 스트레스로 불면증과 악몽, 자기검열, 우울증에 시달리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거대한 권력을 가진 국가기관이 도청이나 개인정보 수집 등 전문적이고 다양한 사찰 방법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사찰 피해자가 느끼는 심리적 고통은 개인의 스토킹 경우보다 훨씬 더 클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미행당하고 도청당하고 있다는 것은 실제로 가해지는 신체적 폭력만큼이나 큰 심리적인 폭력일 수 있다. 그 결과 스트레스와 분노 반응, 지속적인 자기검열과 경계 때문에 비판적인 말을 삼가게 될 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제한을 결과한다. 결국 사찰 피해자들은 사찰 스트레스로 인해 정상적인 대인관계,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해나가기 힘든 것이다. 즉 내가 누구를 만나면 그 사람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사람들을 피하게 돼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피해자를 고립하게 만든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공개한 엄윤섭 씨 등의 사찰 내용이 담긴 기무사 수첩 

 

이러한 피해자 고통을 완화시키는데 정신심리 전문가에 의한 교육과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피해자들의 분노, 불안, 과다경계, 자책감, 무력감, 우울, 고립과 같은 증상들이 사찰과 같은 극도의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정상적인 반응임을 교육과 상담을 통해 이해시킨다. 인지행동요접은 피해자의 이 세상에 대한 잘못된 사고들을 변환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아무도 믿을 만한 존재가 이 세상에는 없다는 사고들을 재고할 수 있게 한다. 심호흡법과 이완요법은 심각한 불안 증세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집단치료는 피해자의 고립과 소외감을 덜게 한다. 또한 사찰로 인한 분노, 상실, 좌잘을 떨치고 안전하게 지지적인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 다만 그룹치료진행자는 정신건강전문가로 기술적, 정서적으로 숙련자여야 한다.

 

모든 피해자 치료의 주된 목표는 피해자 고통을 완화시키고, 정상적인 대인관계, 직장생활, 사회생활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치료는 더 이상 사찰을 받지 않는 것이지만 사찰이 중단되어도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없으면 피해자의 삶은 그 이전으로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거대권력의 감시와 미행에 놓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인간관계의 제한 등으로 우울증이 오고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면 자살까지도 결과하게 되는 것이다. 사찰 피해자의 고통을 개인적인 문제로 방치하면 안 되고 가능한 빨리 전문가에 의한 치료적 개입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피해를 돌아보면서 결코 국가기관에 의한 민간인 사찰은 정당화될 수 없고 이는 국가권력의 남용이자 국가가 저지른 범죄임이 명백해진다. 엄윤섭 씨의 경우, 국가가 그를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는 정황에서 사회적 타살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사찰 사건의 진상 규명과 함께 사찰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글은 (사)인권의학연구소 뉴스레터 제23호 실린 글입니다.

 

 

  1. kmk 2013.05.14 20:50

    사기조직동두천경찰 폭파 daum qk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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