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치유센터] 먼저 나선 사람들의 첫 번째 모임

지난 10월25일, 김근태기념 치유센터 마련을 위해 먼저 나선 사람들이 국회의원회관 527-1 회의실에서 함께 모였다. 이들은 독재 정권의 억압에 저항한 이들이었고 또 독재 정권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또는 독재 정권에 항거한 이들을 지지하거나 희생자들을 지원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지난했던 역사의 현장에서 각각 서있는 곳은 달랐지만 국가폭력의 부당함과 피해자의 치유에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저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김근태를 잊지않고 자리해 주셔서 고맙다"는 인재근 의원의 여는 말로 모임을 시작하였다.

인권의학연구소 이화영 소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국가폭력피해자들의 후유증과 트라우마 치유센터의 필요성을 함께 생각하는 주제로 제시하였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나아진 인권 상황은 과거 억압정권에 저항하였던 이들이 희생의 결과이며 더 이상 국가폭력으로 인한 인권침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그 피해자를 치유하고 돌보아야 함을 전하였다. 고 김근태 님은 고문피해자이자 생존자였으며 이제는 치유의 길을 열고 있으니 아직도 이땅의 수많은 드러나지 않은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김근태기념 치유센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널리 드러내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 가능성을 이제 치유센터 설립을 위해 먼저나선 사람들이 열고 있었다.

김봉준 설립위원은 고문피해자 뿐 아니라 광범위한 국가 폭력 피해자들에게 지원과 혜택이 주어져야하고 또한 치유를 위해 의료적 접근 뿐 아니라 문화예술적 치유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최창남 위원은 치유센터 건립추진운동을 통해 국가폭력을 알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자기성찰하고 의식 변화를 이끌어 내는 대중적 시민적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하였고, 윤영전, 유종일 위원은 이를 위해 언론, 시민들을 함께 하면 더 큰 진전이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동영 위원은 기조발제 슬라이드를 보면서 과거 보안사에서의 고문 경험이 의식하지 못했으나 일상의 삶에서 후유증으로 남아있음을 알게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정권교체로 치유가 시작될 것이라고 하였다. 중요한 지적이었다. 정의(justice)의 실현은 피해자들의 치유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가해자가 처벌되기는 커녕 잘먹고 잘 살고있는 부정의(injustice)를 확인하면서 피해자는 극심한 분노를 갖기 때문이다.

김근태 치유센터 설립위원회에는 다수의 고문피해자들이 동참하고 있다.
함주명, 송기복, 송기홍, 유해우 위원들이 대표적이다. 모임이 마무리될 즈음 송기복, 송기홍 위원은 함세웅 이사장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표하면서 가족들과 상의하여 송씨 일가 명의로 1억원의 설립기금을 약정하였다. 부인과 함께 참석한 송기홍 위원은 "내 옆을 지켜준 안사람의 권유가 내 마음을 움직였고, 고맙다. 누님과 함께 그 뜻을 하기로 한 것에 안사람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고 하여 모임에 참석한 많은 이들을 숙연하게 하였다. 가슴 먹먹해졌다.

먹먹해진 가슴 추스리며 12월10일 후원행사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모임 일정을 다 마친 이후에도 설립위원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모인 많은 이들이 국가폭력피해자들이었지만 또 모두가 서로에게 치유자이기도 하였다. 따뜻해진 마음으로 첫 모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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