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미정 후원회원과의 만남
지난 8월 11일(수), 저희 연구소에 귀한 손님이 한 분 찾아오셨습니다. 지난해부터 저희 연구소의 후원회원이 되신 ‘김미정’ 후원회원입니다. 후원회원 인터뷰를 요청하고 저희가 직접 찾아가도 모자란데 김미정 후원회원님께서 직접 연구소까지 찾아와 주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우리 선생님들을 위한 미에로화이바와 비타 500까지 들고 와주셨는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김미정 후원회원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김미정 후원회원님!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김미정)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쑥스럽네요. 저는 오늘공동체에서 공동체 사람들의 밥을 책임지고 있는 김미정입니다.
Q. 반갑습니다! 공동체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후원회원 분들에게 오늘공동체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김미정) 오늘공동체는 2000년도에 지금 대표님으로 있는 박민수 목사님께서 개척하면서 시작된 공동체인데요. 처음엔 은혜공동체였어요. 지금은 이름을 오늘공동체로 바꾸고, 종교를 뛰어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예수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같이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예요. 지금은 도봉구에서 공동체가 모여서 지내고 있습니다.
Q. 오늘공동체는 듣고 볼 때마다 신기하고 멋있는데요. 저희 연구소와도 관계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제가 우리 후원회원분들에게도 조금씩 알려드려야겠어요^^ 그럼 공동체에서 김미정 후원회원님의 일상은 어떤가요?
(김미정) 오전에는 공동체 사업장인 '오늘 도시락'에서 죽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만들어진 음식들은 노인요양보호시설에 주로 납품되고 저는 그 안의 일부인 죽을 만들어요. 이 죽은 도봉구 지역 취약계층 및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로 제공됩니다. 포장 후 직접 배송을 하기도 하는데요, 한 분 한 분 찾아뵙는 기쁨이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식구들과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어서 주말에는 공동체 멤버들과 농사를 짓고 있어요. 주중에는 대안학교 학생들과 농사 활동을 같이 합니다.
인권의학연구소와의 인연
Q. 주말에는 당연히 쉬셔야겠어요. 오늘공동체에서 김미정 후원회원님이 안 계시면 큰일 나겠는데요. 그럼 저희 인권의학연구소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김미정) 인권의학연구소는 고문피해자 선생님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는데요. 저희 공동체에서 2010년 정도에 국가폭력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어요. 공부를 하면서 김장호, 구명우, 최양준 선생님과 같이 억울한 사연을 가진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이 선생님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지면서 인권의학연구소를 알게 되었어요.
Q. 간첩조작 고문피해자들 찾아다니는 공동체. 참 독특하고 멋있는 곳이네요! 그런데 선생님 제가 듣기론 김장호 선생님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김미정) 김장호 선생님과는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자식과 부모처럼 그런 관계를 깊이 있게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김장호 선생님이 예전에 송탄에 살고 계셨을 때, 마침 제가 남편 직장 때문에 평택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그때 김장호 선생님과 왕래를 많이 하게 되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이 차를 마시고, 맛있는 점심도 같이 먹으면서 선생님과 아버지와 친딸처럼 지냈었어요. 그리고 한 번 김장호 선생님이 엄청 몸이 안 좋으셨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가까이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 아산병원에 모시고 가고 했었어요.
Q. 선생님께서 직접 김장호 선생님을 모시고 송탄에서 서울 아산병원까지 보호자 역할을 하신 거예요?
(김미정) 네. 그때 저뿐만 아니라 저희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기금 마련 등을 해서 김장호 선생님이 수술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에는 선생님이 건강검진을 해야 하는데 건강검진을 지원해주는 병원이 녹색병원이라고 하셨어요. 찾아보니까 김장호 선생님이 송탄에서 대중교통으로 혼자 가시기에는 너무 먼 거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차가 있으니까 선생님을 모시고 가서 녹색병원이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김장호 선생님의 의료지원을 해주셨던 인권의학연구소를 더 잘 알게 되었죠. 이전에는 인권의학연구소를 그냥 알고 있었다면, 그 계기를 통해 인권의학연구소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저희 연구소를 알게 되신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네요. 이런 과정을 통해 연구소를 알게 되신 건 5년 정도 되신 거네요?
(김미정) 2015년 정도에 연구소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리고 김장호 선생님이 재심을 하실 때 이화영 소장님을 그때 처음 봤던 것 같고요. 그래서 그때 이런 분들이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죠. 처음부터 인권의학연구소를 알았던 건 아니고요.
후원 결정을 하게 된 계기
Q. 안타깝지만 사실 많은 시민분들이 아직 저희 연구소를 잘 모르세요. (웃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웃음) 그럼 선생님, 연구소를 아는 것과 후원회원이 되는 건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선생님은 왜 인권의학연구소를 후원하세요?
(김미정) 김장호 선생님과 몇몇 선생님들을 알게 되면서 국가폭력은 물론 고문 피해를 당하신 분들이 대부분 힘들게 지내시겠구나라는 걸 깨닫게 된 거죠.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요. 그러면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게 되면서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아요.
Q. 그럼 선생님, 연구소에 후원을 하시면서 혹시 뿌듯하거나 후원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김미정) 김장호 선생님을 비롯해서 오늘공동체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있는 구명우 선생님, 故 김태룡 선생님, 최양준 선생님들이 연구소를 많이 좋아하시고, 연구소를 통해 여러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들을 듣고 있어요. 연구소를 통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행복해하실 때 후원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선생님 혹시 후원자의 입장에서 연구소에 바라는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미정)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서 무언가라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함께 여행을 가면 좋은 것 같아요. 선생님들은 그걸 원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다들 연세도 있으시고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선생님들의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여행을 1년에 한 번 정도 가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Q. 그럼 저희 연구소가 그런 여행을 계회하면 선생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셔야 합니다! (웃음)
(김미정) (웃음) 네, 도와드리죠.
김미정 후원회원님의 ‘꿈’
Q. 마지막으로 연구소 인터뷰의 공통질문입니다. 김미정 후원회원님의 꿈은 뭘까요?
(김미정) (웃음) 나이 많은데 꿈을 물으시니까.. 어릴 적 이후로 너무 오랜만에 꿈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까 너무 생소하네요. 그런데 저희 공동체에서 살면서 제가 가지게 된 생각은 ‘내일은 없다!’에요. 그래서 제 꿈은 ‘현재의 기쁨, 현재의 즐거움,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자!’입니다.
김미정 후원회원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 연구소가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해오신 김미정 후원회원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연구소는 김미정 후원회원님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피해자 선생님들의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열심히 고민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그리고 김미정 후원회원님의 일상이 매일 기쁘고,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인터뷰 진행자: 박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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