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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센터 소식

[고문가해자의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어제 연구소를 장식하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정리했습니다. 이 두 트리는 지난 연말 대부분 고문피해자분들로 구성된 '국가폭력 생존자모임'의 2022 송년회를 위해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연구소에서는 고문피해자분들이 외롭거나 적적하지 않은 연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송년회를 준비했었습니다. 이제는 고령이 되어 연로하신 고문피해자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간첩으로 내몰려 가족도 와해되어 홀로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연말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송년회를 준비했었습니다.
그런 사연을 가지고 있는 트리를 정리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한 가족의 삶을 망가트린 '고문가해자'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당시 무고한 시민을 불법으로 구금하고,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무자비한 고문으로 한 사람과 한 가족의 삶을 망가트린 고문가해자들은 당시에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수많은 훈포상을 받고 승승장구했습니다.
4-50년이 흘러 재심을 통해 당시 불법구금과 고문으로 사건이 조작되었음이 밝혀지고 있지만, 당시 고문가해자들에게는 어떠한 처벌도 사회적 지탄도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부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더 늦기 전에 고문가해자들을 찾고, 그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문득, 고문피해자분들을 위해 준비했던 트리를 보며 '가해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