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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센터 소식

[재심은 또 다른 고통입니다]

재심은 또 다른 고통입니다
1970년대 사건을 조작할 때의 검사와 2022년 서울 중앙 지방법원에서 재심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제 또 다른 간첩조작 사건의 재심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이 재심 사건은 1974년 거문도 간첩단 사건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이 모두 국가기관의 불법 구금과 고문으로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던 너무도 가슴이 아픈 사건입니다.
검사는 2022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이 재심임에도 불구하고1974년 선배들이 자행한 불법 수사에 의한 자료들을 가지고 다시 한번 피고인 심문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재판에서는 1시간 30분을, 이번 재판에서는 1시간을 끊임없이 몰아붙였습니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피고석에 앉아 아무것도 모른 채 간첩이 되어야 했던 어린 소녀는 이제 7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재판이 시작되고 검사의 비인간적인 심문이 시작되자 재판이 끝날 때까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녀는 다시 1974년 무서운 고문 현장으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재판을 바라보는 내내 검사를 향한 분노와 다시금 피고석에 앉아 있는 인권피해자를 향한 안타까움으로 참기 힘들었습니다.
우리는 재심 재판이 끝나면 “00만에 무죄” 또는 “형사보상금 00억”이라는 숫자만을 내세우는 기사만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재심 재판을 직접 가보면 1970-80년대 고문피해자는 다시금 피고석에 앉아 검사와 판사를 향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수십 년간 어렵게 묻어두었던 고문의 트라우마와 모든 상처를 스스로 끄집어내야 합니다.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게 과연 인간이 할 짓인가.
제발 고문피해자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현재의 방법에서 고문 가해자인 국가가 나서서 고문피해자의 무죄를 입증하는 방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문피해자의 재심 과정에서 입게 되는 트라우마 재경험에 대한 국가적 제도 도입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