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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정의

[한겨레] 66살 대학 재입학생 “국가가 뺏은 청춘 찾는 중”

66살 대학 재입학생 “국가가 뺏은 청춘 찾는 중

 

 

외대 73학번 재일동포 이동석씨
75년 간첩 혐의로 보안사 끌려가
5년 징역뒤 35년만의 재심서 무죄
“국가가 보상했지만 마음 안풀려
꼭 졸업하기로 두 살 손자와 약속”

 

‘초급 프랑스어 회화(1), 프랑스 명작 읽기, 프랑스어 작문(1), 프랑스어 듣기와 발음 연습(1), 다문화 사회의 이해, 한국의 세계문화 유산, 사회봉사.’


대학 새내기 2018학번의 시간표가 아니다. 한국외대 프랑스어과 73학번 이동석(66)씨의 2018년 1학기 시간표다. 지난 14일 서울시 동대문구 한국외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씨는 새내기처럼 들떠 있었다. “첫 수업에서 교수가 출석 부르면서 경칭은 생략하겠다고 했는데, 저한테만 ‘이동석 선생님’이라고 불렀어요. ‘다른 학생과 똑같이 해달라’고 말했는데도 ‘네, 선생님’이라고 하더라고요. 교수도 제가 어려운가 봐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인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글 이름을 쓰겠다는 ‘본명 선언’을 하기 전까지 ‘호시우라 후미오’라는 일본 이름을 썼다. 정체성 혼란을 극복하고 한글 이름을 되찾은 이씨는 모국어를 배우러 1971년 모국 유학생 제도를 통해 한국에 왔고, 1973년 한국외대 불어과에 입학했다. 연극회 활동에 푹 빠져 공부는 미뤄두고 놀기 바빴던 이씨의 대학생활은 1975년 11월22일 국군 보안사령부(보안사·현 국군기무사령부) 수사관들이 하숙집에 들이닥치면서 막을 내렸다. 한 달 넘게 불법감금 된 채 구타, 물구나무서기, 볼펜으로 손가락 비틀기 등의 고문을 받았다. 1976년 12월 대법원은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과 간첩죄를 인정해 이씨에게 징역 5년형을 확정 선고했다. 

  


 

 

(위 내용은 2018년 3월 21일 '한겨레'에 게재되었던 기사입니다. 기사 원문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71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