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박인순 선생님 댁을 다녀왔습니다]
어제 유난히 날씨가 맑았습니다. 날씨 덕분에 기분 좋게 박인순 선생님의 인터뷰를 위해 양평을 찾았습니다.
박인순 선생님은 70년대 인혁당 사건으로 8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지냈고, 여전히 지연이자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창복 선생님의 동반자입니다.
사실 최근 국가폭력 피해 가족의 삶 인터뷰를 위해 전국에 계신 선생님들을 뵐 때마다 마음 한편에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갑니다. 어렵게 어렵게 잊으려 노력하며 일상을 지내고 계실 텐데, 괜히 아픈 기억들을 되살리는 것은 아닌지, 그로 인해 트라우마가 일상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지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갑니다.
어제는 올해 87세가 되신 박인순 선생님과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습니다. 선생님의 한이 서린 지난 50년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이창복 선생님은 물론 박인순 선생님과 자녀들이 겪었을 그 세월을 들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고통 중에 있는 두 분을 보며 과연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되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인터뷰와 다과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기 전 선생님과 다 같이 사진을 남겼습니다. 찍은 사진을 몇 번이고 다시 보는데 두 가지 점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하나는 올해로 90세가 되신 이창복 선생님께서 자연스럽게 박인순 선생님의 어깨에 손을 올려 사진을 찍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환하게 웃어주셔서 그저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힘든 세월, 힘든 이야기를 해주시고 마음이 힘드셨을 텐데도 환한 웃음으로 저희를 배웅해주셔서 마음이 참 따뜻했습니다. 두 분의 그 웃음을 보면서 ‘힘들 때, 이 두 분을 떠올리면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두 분을 뵙고 올라오는 길에도 두 분의 모습이 그려지고, 감사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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