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인터뷰] 가장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닌 오늘공동체

-오늘공동체의 박민수 대표를 만나다-

 

 지난 8 12일 도봉산 자락에 위치한 오늘공동체 박민수 대표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80여 명의 공동체원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공동체원들이 함께 사는 집이 너무 멋있는 건물이어서 여러 건축상을 받은 공동체. 이러한 내용과 달리 오늘공동체는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가장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녔고, 그들과 함께 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오늘공동체는 어떤 곳인지, 오늘공동체와 우리 고문 피해 선생님들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진-1> 지난 8월 12일, 오늘공동체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박민수 대표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Q. 박민수 선생님, 반갑습니다. 굉장히 바빠 보이시는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박민수) 일단 기본적으로 (오늘)공동체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활동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상담 활동, 공동체의 정기모임들인데요. 공동체원들이 모두 모이는 전체 모임은 매주 있고요. 그리고 공동체 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저희 공동체원이 되고 싶은 분들을 대상으로 1년 코스의 학교예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곳을 꿈꾸는 오늘공동체

 

Q. 대표님과 대화에서 공동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저희 연구소의 후원회원분들은 선생님이 대표로 있는 오늘공동체를 잘 모르실 수도 있어서요. 후원회원 분들께 간략하게 오늘공동체 소개를 부탁드릴께요.
(박민수) 처음에 오늘공동체는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선교단체형 개신교회로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이 예수 정신에 입각한 좋은 교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출발이었어요. 핵심은 교회 안에서도, 교회 밖에서도 모두가 예수의 제자가 되자는 거였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자는 거였죠. (웃음) 그게 발단이 되어서 공동체로 전환이 된 거죠.

 

Q. 그게 언제쯤이셨어요?
(박민수) 교회에서 공동체로 전환한 게 2010년 정도였어요. 공동체가 되기 전에 10년 정도 열심히 공동체를 위한 성경공부를 했고요. 성경공부를 했더니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희년정신이더라고요. 모두가 다 함께 공평하고 정의롭게 살아가는 거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교회의 길이고, 예수 제자의 길이더라고요. 그렇게 공부를 통해서 요즘 언어로 표현하면 유토피아 또는 더불어 사는 사회,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라고 깨달은 거죠. 그래서 우리 공동체의 성격을 막연한 종교모임이 아닌 예수 정신에 입각한 공동체를 일구어 가는 모임으로 정하고 전환한 거죠.

 

Q. 그럼 2010년 이전에는 성경을 통해 공동체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공동체의 기반을 닦는 시기였다면, 2010년부터 공부한 것을 현실에서 공동체의 이름으로 구현하기 시작하신 거네요?
(박민수) , 그렇죠. 그래서 2010년부터 목표를 단순화했죠. ‘공동체를 일구는 것.’ 이게 예수가 제자들에게 명하신 명령이라고 정확하게 성격 규정을 지금까지 공동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Q. 그렇게 10년 정도 열심히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계신 거네요. 그럼 오늘공동체를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지금 오늘공동체가 어떤 곳인지 물어본다면, 간략하게 어떻게 설명해주실 수 있으세요?
(박민수)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다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 사진 -2> 도봉구에 위치한  오늘공동체는 건물외관도 멋있지만, 다양한 공동체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내부는또 다른 세상에 온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만큼 아름답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경 공부하다 발견한 고문피해자들

 

Q. 지금까지 박민수 선생님과 선생님이 대표로 있는 오늘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요. 여기서 제가 가장 궁금한 부분은 오늘공동체는 어떤 계기로 고문피해자 선생님들 그리고 인권의학연구소를 알게 되신거예요?
(박민수)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저희 공동체에게 고문피해 선생님들은 뒷걸음치다가 발견한 보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웃음) 첫 계기는 예수의 사상을 공부하면서 자주 발견한 게 ’(righteousness)였어요. 그래서 의를 실천하는 삶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구체적으로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의를 실천했던 사람들은 누구들인지에 대한 확장된 공부를 공동체 내에서 했었어요.

 

Q. 오늘공동체는 공부를 많이 하는 곳이네요. (웃음)
(박민수)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네요. (웃음) 공부를 하면서 그런 분들의 공통점이 고난을 당하셨더라고요.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그런 고난을 당하신 분들이 대부분 또 정치범이었고, 정치범으로 몰렸던 분들은 사상범으로 낙인이 찍히더라고요. 간첩, 좌빨이라는 사상범 올가미를 씌워서 사회적으로 제거하는 거죠. 공부를 하다 보니 그런 분들이 너무 많이 계시더라고요. 대표적인 분이 죽산 조봉암 선생님이시죠. 이분도 간첩으로 몰려서 이승만에게 제거를 당하잖아요. 그 이후에 수많은 분들이 이런 식으로 고난을 당하시더라고요.

 

Q. 예수 정신을 따라 살기 위해 공부를 하다가 우리 근현대사에서 고난당한 대표적인 분들인 고문 피해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신 거네요.
(박민수) , 저희 공동체에서 만나는 고문 피해 선생님들은 당시 정치인도 아니었는데, 그냥 평범한 일반 직장인이기도 하고, 어부이기도 하고, 재일동포 학생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사상범으로 몰려서 말로 다할 수 없는 고초를 당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런 분들이 너무 많이 계시더라고요. 이걸 발견하게 된 거죠!

 

Q. 유레카였네요!
(박민수) 구체적으로 김근태 의원도 말할 수 없는 고초를 당하셨지만, 같은 시기에 같은 감옥에 계신 분들 중에는 어떠한 정치행위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안기부와 같은 국가기관에 끌려가서 정치범으로 몰려 고초를 당하신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 그 고초가 우리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정도더라고요. 그리고 정치인들은 이후에 복권이 되는 경우도 있기도 하고 그 이후에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었지만,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다가 잡혀가신 이분들은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너무 힘드신 거예요. 그래서 더 조사를 해보니까.

 

Q. 꼬리에 꼬리를 물 듯이 공부를 하셨네요!
(박민수) 그렇게 되더라고요. 정말 이분들은 본인의 삶의 터전에서도 간첩으로 낙인이 찍혀 살 수가 없고, 가족관계에서도 버려지시더라고요. 결국엔 사회에 진입조차도 힘드신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공부를 하기 전에는 이런 분들이 우리 사회에 이렇게 많이 계시다는 걸 몰랐어요. 저도 그냥 간첩인 줄 알았죠. 근데 공부를 해보니까 간첩이 아닌 거예요. 어떠한 간첩행위도 하지 않았는데 간첩으로 낙인이 찍히고, 그분들이 당한 고초는 어떤 정치인보다도 훨씬 더 가혹한 고초를 당하신 거예요. 

<사진-3> 지난 2017년 오늘공동체 가족과 국가폭력 피해자 중 구명우 선생님 가족이 함께스위스 알프스에서 찍은 단체사진이다. (사진제공: 구명우 선생님) 

사회라는 성 밖으로 내몰렸던 고문 피해 선생님들

 

Q. 그렇죠. 고문과 감옥생활도 너무 가혹하지만, 감옥에서 나오셔서 더 큰 고초를 겪으셔야 했죠.
(박민수) 예수 시절로 말하면, ‘성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인 거죠. 그래서 이분들의 아픔을 보면서 이 시대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은 분들이 바로 이분들인 거예요. 그때부터 진지한 고민이 시작된 거죠. 우리 공동체가 예수 제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예수가 이 땅에 오신다면 과연 누구를 먼저 찾아가실까라는 질문이 제기되는 거예요. 이 사회에서 누구도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 사람들이 근처에 가지도 않으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 고문 피해 선생님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강력하게 소외받는 분들이라고 생각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공동체가 예수 제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분들을 찾아가지 않는다면 과연 우리가 예수 제자가 맞는가라는 근원적인 문제가 제기된 거죠.

 

Q.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동의가 되는데, 우리 사회에서 예수 제자를 자처하는 교회들이 그동안 간첩으로 내몰렸던 우리 고문 피해 선생님들에게 보여주었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드네요. 그럼 그 공부 이후로 적극적으로 우리 고문 피해 선생님들과 관계를 가지게 되신 거네요.
(박민수) 그렇죠. 이러한 사실을 아는 이상 우리 공동체가 이분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말하는 예수 제자의 삶이라는 게 공염불에 불과하다. 조금 과한 표현으로는 가치전도고, 사기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그때부터 저희가 그분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거죠.

 

Q.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하신 거예요? 찾는 것도 정말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박민수) 맞아요. 우리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알 수 있듯이, 그분들을 찾는 게 정말 정말 어려웠어요. 여기저기 수소문했죠. 그렇게 1년 정도 수소문하다가 연결이 되더라고요. 처음에 연결된 분이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인 강용주 선생님이었고, 강용주 선생님이 고문피해자들이 모여있었던 진실의힘이라는 단체를 알려줘서 고문 피해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 거죠.

 

Q. 주변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간첩 혐의를 받고 고생하신 선생들을 찾아다닌 사람들은 없을 것 같아요. (웃음) 근데 처음에는 우리 선생님들이 많이 경계하셨을 것 같아요.
(박민수) 선생님들이 처음에 저희를 반기진 않으셨어요. 경계심이 많으실 수밖에 없잖아요. 저희는 당연하게 생각했고, 저희는 언젠가는 선생님들이 저희의 진정성을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인사를 드렸죠. 무슨 행사만 있으면 우리 공동체에서 무조건 달려갔어요. 그렇게 선생님들과 신뢰가 형성되는데 몇 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사진-4> 지난 2018년 오늘공동체 가족과 국가폭력 피해자 중 김장호 선생님이 필리핀으로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제공: 김장호 선생님) 

 박민수 대표님은 인터뷰하면서 오늘공동체는 고문으로 간첩 낙인이 찍혔던 우리 선생님들을 정말 열심히 찾으러 다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이웃이었고, 예수 제자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분들 곁에 있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하는 동안 큰 울림과 감동이 있었습니다.

 

 박민수 대표님을 만나기 전에는 인터뷰 기사를 한 번으로 끝내려고 했는데요, 우리 후원회원분들과 나누고 싶은 좋은 이야기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두 번째 인터뷰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 기사도 기대해주세요.

 

(인터뷰 진행: 박민중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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