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 1() 오후 4, 인권의학연구소는 1 29() 오전 10 30분 서울 중앙지방법원 서관 519호에서 열린  김병주 선생 판결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코로나와 일본에 계신 재일동포의 상황을 고려하여 온라인 줌(ZOOM) 회의로 열렸다. 참석자는 연구소에서 3(함세웅 이사장, 이화영 소장, 김장호 회원)과 일본에서 3(김원중 선생, 이철 선생, 이동석 선생) 그리고 이번 사건의 담당 변호사인 서중희 변호사가 참석하여 총 7명이었다.

 

(사진)  서울-일본 (도쿄, 오사카)간 줌 (ZOOM) 온라인 간담회 (2월 1일)

 김병주 선생의 재심 재판부는 1984년 당시 검찰이 기소한 42건 가운데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40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지만, 1980년 비엔나 방문과 1981년 북한 방문은 특수탈출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지난 1984년 재판에서  김병주 선생이 자신의 변호사와의 나눈 법정 심문 내용을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 과거 잘못된 재판의 법정 증언을 근거로 이미 고인이 된 피고인이 소명할 기회조차 없는 상황에서 징역 4년형을 내린 것은 국가보안법 관련 재심 사건에서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사진) 간담회에 참석한 일본의 이동석 선생(좌)과 김원중 선생(우)

이 같은 판결에 대해 간담회의 참석자들은 다양한 평가와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먼저, 재일동포 김원중 선생은 이번에 완벽한 판결은 못 받았지만, 그래도 간첩죄라든지 국가보안법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얻어냈으니까 큰 성과라고 하면서도 문제는 유죄로 판결한 2건의 특수탈출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일동포 이동석 선생은 이미 이전 재심들에서 북한에 다녀왔지만 무죄를 받은 사례들이 있음에도 이번 재판은 피고가 북한에 가서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단순히 북한을 다녀왔다는 사실만 가지고 유죄를 선고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담당 변호사인 서중희 변호사를 비롯해 모든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이번 재판이 재심임에도 불구하고 1984년 피고의 원심 재판에서 변호사와 주고받았던 심문 내용을 증거로 삼았다는 점이다.

 

재일동포 이철 선생은 제가 크게 걱정하는 것은 이번 판결이 이걸로 인해서 앞으로 있을 여러 재일동포나 아니면 국내 동포들의 재심 재판에 나쁜 사례로 하나의 법례로 인정될까 봐 그것이 상당히 걱정이라며 우려했습니다. 이화영 소장은 이에 동의하면서  김병주 선생의 재심이 다른 재심과 달리 피고인의 사망으로 인한 자기변호의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재판은 지난번 구미유학생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은데, 당시 구미유학생 사건의 연루자들은 원심 재판에서 왜 그렇게 진술했는지를 본인들이 다 해명을 할 수 있었다. 재판 당시 뒤에 수사관이 와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든가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자기변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김병주 선생의 경우는 본인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해명을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다. 이 소장은 재판부가 이러한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피고가 어떤 변호도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로 삼아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허점이 상당히 많은 재판이라고 보았다.

 

(사진) 간담회에 참석한서울의  김장호 선생(좌)과 일본의 이철 선생(우)

이에 참석자들은 이번 재판으로 인해 재판부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철 선생은 지금까지 재일동포 사건은 계속 무죄가 나왔는데 거기에 대한 하나의 그 흐름을 한 번 끊으려고 하는 무슨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좀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장호 선생은 이번 사건이 법리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아 이 재판부가 앞으로 우리(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 재판에 대해서 브레이크를 걸자 하는 식으로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원중 선생은 이러한 아쉬운 판결이 촛불 혁명으로 출범된 문재인 정권 하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소의 이화영 소장과 함세웅 이사장은 향후 재판을 위해서 구체적인 노력들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이화영 소장은 이번 간담회와 같이 항소심에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담당 변호사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함세웅 이사장은 구체적은 방안으로 이번 간담회에서 국가폭력 피해 당사자들의 생각을 요약 및 종합해서 재판부에 직접 전달하는 방안과 그동안 재일동포 중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경우, 재심 신청 현황 그리고 무죄받은 경우에 대한 종합 사례집을 만들어 재판부에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함 이사장은 재일동포라는 특별한 상황,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떠나 계셨고 또 일본이라는 특수한 영역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지닌 그 부분을 간과하고 국내 사람들을 1차적 대상으로 만든 국가보안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점을 지적한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비록  김병주 선생의 재판 결과는 아쉬움과 우려를 낳았지만, 이번 간담회를 통해 담당 변호사와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계기가 되는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했다. 이에 인권의학연구소는 앞으로 항소심은 물론 다른 국가폭력 피해 관련 재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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