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단상] 고문피해자와 가족에게도 따뜻한 5월이길 바라며

[고문피해자와 가족에게도 따뜻한 5월이길 바라며]

 

사진. 강병선 씨 사진(출처 : 제주의 소리)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의 달에는 가족 간의 단란하고 오붓한 관계를 기념하는 날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들과 가족에게 ‘5은 참 메마르고 서글픈 달입니다. 간첩조작과 고문을 비롯한 국가폭력은 고문피해자와 가족의 삶과 관계를 무너뜨립니다.

 

1986년 강광보 간첩조작사건에 연루돼 고문 취조를 받은 강병선 씨는 현재 차상위계층으로 정부지원금과 노령연금을 받아가며 2평 남짓의 여인숙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병선 씨와 강광보 씨의 관계란 먼 친척인 10촌으로 초등학생 때 문중 벌초로 잠시 얼굴을 본 것이 전부였었습니다. 강병선 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은 생계를 위해 일거리를 찾아 일본에 밀항했다가 송환당한 사실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밭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강병선 씨는 제주 보안사령부 지부 한라기업사 직원들에게 끌려가 물고문과 전기고문, 협박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혹독한 고문에 못 이겨 허위자백을 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풀려났지만 삶은 전과 같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고문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술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아내와 이혼하게 되었고, 자식들과는 명절에 이따금 보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강병선 씨는 한라기업사 직원들에게 잡혀가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간첩조작사건에 연루되어 고문을 받지 않았다면 강병선 씨의 삶은 어땠을까요? 강병선 씨를 비롯한 고문피해자들과 가족에게도 5월은 따뜻한 가정의 달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사진 및 기사 출처 :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14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