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단상] 그들에게 간첩조작의 대상은 승진의 지름길에 불과했다

[그들에게 간첩조작의 대상은 승진의 지름길에 불과했다]

 

사진. 양영배 씨 사진(출처 : 제주의 소리)

 

군사독재정권은 정권의 안정과 유지를 위해 민주화를 위한 시민의 저항과 의식 확산을 막고, 공포로써 통치하기 위해 수많은 간첩조작사건을 만들어냈습니다. 간첩으로 지목된 대상은 고문 끝에 허위로 자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문에 가담했던 가해자들은 이를 통해 부와 영예를 누렸습니다. 피해자들을 향한 국가폭력은 실로 무지막지하였고 얼토당토않았습니다.

 

간첩조작사건피해자들 중 다수의 제주도민들은 일본에 방문한 것이 조총련과 엮여져 간첩으로 몰렸습니다. 그런데 양영배 씨는 그와는 일절 상관없이 간첩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양영배 씨는 보안사령부의 제주 지부인 한라기업사에 끌려갔습니다.

 

양영배 씨를 끌고 간 이들은 양영배 씨에게 북한에 가 폭탄제조법을 배운 사실과 폭탄 제조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더하여 폭탄 제조법을 알려주고 대답하라 하였습니다. 대답하지 못하자 고문을 가했습니다. 고문에 못 이겨 평양에 다녀와 수류탄을 제조했다고 허위 자백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고문기술자들의 물고문과 전기고문이 이어졌습니다. 함구령을 뜻하는 협박이었습니다.

 

양영배 씨가 누구인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는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친척이 경찰서장이고, 친구가 중앙정보부 직원이었으나 일체의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한 번 지목받은 이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간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양영배 씨는 말합니다. “간첩을 제대로 만들면 (보안사 직원들이) 진급하고 모든 걸 다 하지 않나. 나처럼 고문하다가 쓰레기처럼 버리는 건 그들에게 이익도 없지만, 손해도 없는 일이다. 양영배 씨를 고문한 이들에게 양영배 씨는 진급과 성과를 위한 도구 또는 제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양영배 씨는 앞으로는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바랍니다.

 

간첩조작과 국가폭력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 군사독재정권이 자행한 국가폭력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함께 간첩조작을 위해 고문에 가담했고 수혜 받았던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심판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사진 및 기사 출처 :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14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