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민주현장체험’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다
지난 5월 25일(수) 오전 10시, 도봉구에 위치한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2022년 민주현장체험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인권의학연구소와 김근태기념도서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민주주의 해설가 양성과정으로 이론교육과 현장교육이 병행된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지난 시기 대한민국의 독립과 민주화 과정에서 분기점이 되었던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에 대한 이론교육을 진행하고, 이틀 뒤 수강생들은 그 현장에 직접 가서 오랫동안 그곳을 도슨트 했던 강사들로부터 현장교육을 받는 과정이다. 이론교육은 매주 수요일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진행되며, 현장 교육은 서대문형무소를 시작으로 전태일기념관, 명동성당·성공회성당, 남영동 민주인권센터에서 이뤄진다.
김근태기념도서관에 따르면, 이번 교육 프로그램의 수료식에서는 교육 참가자들이 5주 동안 교육받은 내용과 직접 현장교육에서 찍은 사진들을 기반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통과를 해야 수료증이 발급된다고 한다. 김근태기념도서관은 이 과정을 통과한 교육 참여자에게 향후 ‘민주주의자의 길’ 체험 프로그램 자원봉사 및 마을해설가(도슨트)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 하에,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19일까지 수강생들을 모집했는데 초기 기획했던 15명이 모두 모집되었다. 15명의 수강생들은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연령층 또한 대학생부터 초등학교 선생님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로 진행된 이론교육의 강사는 유동우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의 보안 관리소장이었다. 유동우 관리소장은 금요일 예정된 서대문형무소의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대한 열띤 강의를 해주었다. 특히 유동우 관리소장은 수강생들을 위해 직접 교안을 작성 및 출력해 나눠주며 한반도의 독립과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살아있는 강의를 2시간 동안 이어나갔다. 유동우 관리소장에 따르면 서대문형무소는 다른 현장과 달리 ‘독립’과 ‘민주’라는 키워드가 모두 내재화되어 있으며, 일반 시민들이 단순히 독립이라는 키워드만을 가지고 접근하는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1970-80년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동우 관리소장은 당시 그 역사 현장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내 단순히 활자로 전하는 강의가 아닌 삶으로 전달하는 강의를 들려주었다.
이론교육을 수강했던 수강생들이 금요일 오전 10시, 독립문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으로 모였다. 이틀 전 들었던 이론교육을 실제 서대문형무소를 돌아보며 현장교육으로 되새길 수 있었다. 오랫동안 서대문형무소에서 도슨트를 진행했던 유동우 관리소장은 하나하나 세심하게 서대문형무소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어갔다. 1908년 10월, 경성감옥으로 문을 열어 1987년 11월 폐쇄될 때까지 약 1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수많은 독립투사들과 민주투사들을 탄압했던 이 공간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유동우 관리소장은 주어진 시간 내에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며 수강생들에게 상세하게 해설을 해주었다.
유동우 관리소장의 이론교육과 서대문형무소 현장교육으로 민주현장체험 1주차 과정은 마무리되었다. 각각 2시간씩 진행된 1주차 과정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금새 지나가버렸다. 이번 과정이 그 어느 역사 프로그램보다 차별화된 점은 당시 그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분으로부터 당시의 순간을 직접 듣고 그 현장을 탐방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수강생들은 교과서에 기재된 글로 역사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의 삶을 통해 눈과 가슴으로 우리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이 매우 특별하다. 2주차 과정은 6월 지방선거로 한 주를 쉬고 6월 둘째 주 1970년대 청계피복의 여성노동자이자 노동운동가였던 이숙희 강사를 통해 1970-80년대 노동운동의 역사에 대한 이론교육을 듣고 전태일기념관으로 현장교육을 갈 예정이다. 앞으로 또 어떤 살아있는 역사를 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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