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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센터 소식

[행사] 2022년 UN 국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행사

[행사] 2022 UN 국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행사

 

3년 만에 열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하지 못했던 국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행사를 오는 6 27() 오후 3시 국회에서 진행합니다. 이번 행사는 김근태기념치유센터의 개소 9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고문피해자와 그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우리 사회가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천명하는 자리가 될 예정입니다.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이번 기념행사는 김근태기념치유센터·()인권의학연구소와 국회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9개의 주관단체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사진-1> 2022년 국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행사 포스터.

 

2022년 국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행사의 주된 메시지는 두 가지입니다.

1) “고문피해자 지원은 UN이 정한 국가의 의무입니다

2) “고문가해자 처벌은 고문방지를 위한 최선책입니다.”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이 두 가지 메시지를 2022년 오늘도 외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이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1987 6 26 UN 고문방지협약이 발효되고 35년이 흘렀지만, 1998 6 26일 국제고문피해자 지원의 날이 제정되고 2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고문피해자 지원과 고문가해자 처벌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고문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2022 6 27일 오후 3시 대한민국 국회에서 당당히 요구할 계획입니다. “정말 많이 늦었지만, 지금 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문가해자 처벌은 고사하고 지난 10년 동안 고문피해자 지원법안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합니다. 2012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고문피해자를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2016년 폐기됐습니다. 2016 6 20대 국회에서 다시 한번 이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도 거치지 못하고 2020년 폐기됐습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지난 21대 국회에서 다시 이 법안은 발의됐습니다. 지난 10년을 기다렸던 고문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많은 기대를 하였으나 이 법안은 지금도 여전히 법사위에 계류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만 10년을 기다린 고문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또 기다리라고만 말하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입니다.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는 예년의 행사와 달리 고문피해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으로 살아야 했던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분단된 사회에서 국가에 의해 고문도 모자라 간첩의 낙인이 찍혀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그 가족들의 삶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전해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간첩의 가족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일일지 상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래는 고문피해자 아내의 증언입니다.

 

“아휴. 피눈물 나죠. 복도에 다른 반 애들이 몰려와서 ‘쟤, 간첩 아들이래. 간첩 아들’ 그러면서. 
처음엔 그런 이야기를 나는 몰랐어요.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도시락을 싸 갔는데, 안 먹고 온 거예요. 
그래서 왜 안 먹었냐고 하니까 애들이 도시락에 발길질을 한 거예요. 간첩 새끼라고. 그래서 안 먹고 왔다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고 ‘여기서 버티는 건 무리구나. 애들을 잡겠구나’ 싶어서 애들만 보고 (동네를) 떠났어요.”

 

우리는 이분들의 아픔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단순히 과거의 문제라고 이들에게 잊으라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분명하게 밝히고자 하는 점은 고문과 국가폭력은 과거가 아닌 현재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현재 사법부에서는 여러 고문 사건에 대한 재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둘째, 2022 6월 지금까지 이 국가는 공식적인 사과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2022 6월 지금까지 고문 가해자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고문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고문이 과거의 문제라며 잊으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고문과 국가폭력은 과거가 아닌 지금 우리의 문제입니다. 오는 6 27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로 초대합니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우리가 기억하지 못했던 고문 피해자와 그 가족의 희생을 기억하고 존경의 뜻을 표하고자 합니다. 함께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