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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공소시효’라는 커튼 뒤에 숨어있는 가해자들

‘공소시효’라는 커튼 뒤에 숨어있는 가해자들

“그저 밥이나 먹고살고 싶으면 세상에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숙이며, 외면했습니다.”

20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때, 처절하게 외쳤던 말입니다.

이 외침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적용되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지난 월요일 오후 2시, 국회에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그 토론회는 [국가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배제 입법화]를 위한 논의의 자리였습니다. 토론회는 무려 3시간이 넘게 진행되었고, 주최의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진성준 의원과 주최는 아니지만 현장에 참여했던 강민정 의원은 모든 순서가 마칠 때까지 그 자리에 남아 끝까지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들으면 들을수록 20여 년 전 목놓아 외쳤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외침이 가슴을 치는 듯했습니다.

어떻게 아직도 우리 사회는 고문을 조작해 한 사람의 목숨과 그 가족들의 삶을 망가트린 고문 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현행법 체계는 공소시효라는 법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있단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아직도 공소시효 배제 입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양성우 변호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가폭력 범죄 공소시효 배제를 위한 입법은 총 5차례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4차례가 이번 21대 국회였습니다.

특히, 지난 2022년 11월 28일 발의된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을 포함해 무려 168명의 의원들이 공동발의했음에도 여전히 국회 통과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 특히 고문피해자들의 삶의 회복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존엄성 회복의 과정이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해자 처벌은 그 첫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이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도 없으며, 오히려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공소시효라는 법의 커튼 속에 숨어 안녕을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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