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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단상]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제주 4.3. 이승만 정권은 제주도를 레드 아일랜드로 규정,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대량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이후 군사독재정권은 정권의 위기 때마다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제주도민을 간첩조작의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구타, 살해 및 가족 협박, 물고문, 전기고문, 수면고문 등 한 인간의 몸에 다 담을 수 없는 폭력 끝에 무고한 도민들은 거짓 자백을 토해냈고 간첩이 되었습니다. 독재정권은 사법부를 장악했고 언론을 통제했습니다. 간첩으로 지목되고 연루되는 순간 끝장이었기에, 두려운 나머지 사람들은 함께 손가락질하거나 침묵하였습니다. ‘간첩이란 주홍글씨가 새겨진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한 평생을 간첩이란 낙인과 연좌제로 고통받아왔습니다. 살아남은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억울함을 밝히길 원했습니다. 한 때 침묵했던 사람들은 함께 용기를 내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  제주 4.3 평화기념관 리모델링 전 전시되었던 간첩조작사건 관련 내용 .( 출처  :  제주의소리 )

 

박근혜 정부 시기 제주4.3평화기념관에는 간첩조작사건 3건의 내용을 알리는 패널이 벽면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 박정희 정권 때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시기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패널이 사라졌습니다. KBS제주방송총국은 사라진 패널과 관련, 간첩조작사건을 집중 보도했고,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뒤따라 제주도의회는 제주특별자치도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등의 인권증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이 조례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는 실태조사에 나섰고, 작년 ‘2022년 간첩조작사건 피해실태 조사보고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제주도는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주의 언론사인 제주의소리는 이와 관련한 기사를 올해 지속적으로 보도하며 제주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의 삶을 알리고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1(목적). 이 조례는 제주특별자치도민 중 간첩조작사건으로 인해 현재까지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 등의 인권증진과 지원을 통해 간첩조작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인권신장과 민주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제주특별자치도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등의 인권증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 )

 

방송국과 신문사의 취재와 보도, 도의회와 지자체의 조례 제정과 시행까지. 이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었기에 나타난 변화였습니다. 제주도는 국가폭력으로 인한 4.3과 간첩조작의 불모의 땅에서, 시민들의 노력으로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비단 제주만의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제주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이 노력에 동참하는 모두를 응원하며, 인권의학연구소도 함께 하겠습니다.

 

(사진 및 기사 출처 :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12894,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