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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센터 소식

[장학사업] 1기 장학생들과 후속 모임을 가지다.

[장학사업] 1기 장학생들과 후속 모임을 가지다.

 

지난 10 13일 목요일 저녁, 인권의학연구소 1기 장학생들과 후속 모임이 있었다. 후속 모임에는 3명의 1기 장학생들(김지연, 임현, 장지영)과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 소장, 박민중 사무국장, 그리고 신순애 기부자가 함께 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올해부터 장학사업을 시작하였고, 지난 3 5명의 1기 장학생들을 선발했다. 이 장학사업은 2021 7월 청계피복 노동자였던 신순애·박재익 선생이 10년에 걸친 국가와의 소송 끝에 국가로부터 받은 민사 배상금 전액을 기부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사진 -1>  지난  3월,  인권의학연구소 소강당에서 진행된 장학금 수여식 후  찍은 단체사진이다.

이번 후속 모임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한 장학생들을 격려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 위해 마련했다. 대학생 4명과 중학생 1명으로 구성된 이번 1기 장학생들은 각기 새로운 학기를 맞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에 신순애 기부자는 장학생들에게 맛있는 저녁을 사주고 싶다는 의견을 연구소에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렇게 후속 모임은 마련됐다. 신순애 기부자는 식당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본인보다는 학생들에게 맞추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조건 식당은 학생들이 원하는 메뉴로 선정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이에 사무국은 대학로에서 가장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예약을 했고, 학생들이 원하는 피자와 파스타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그간의 일상을 공유했다.

<사진 -2>  피자와 파스타를 앞에 두고 다 같이 사진을 찍고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이다.

비록 2명의 장학생들이 각기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3명의 장학생들은 그간의 일상과 고민들을 공유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취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장학생, 22학번으로 대학생 새내기가 된 장학생, 내년이면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인 입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장학생. 이 길을 먼저 경험한 신순애 선생과 이화영 소장은 먼저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답을 주기보다는 그저 그들의 경험을 나누며 격려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이번 후속 모임은 그렇게 형식이 갖추어진 행사가 아닌 자연스러운 수다가 가미된 저녁식사 시간으로 이어졌다.

 

이 같이 편안한 분위기의 후속 모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두 가지 장면이 있었다. 하나는 꽃이었다. 한 장학생이 식당에 오면서 기부자에게 전하고 싶다며 예쁜 꽃다발을 준비해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선물에 기부자는 물론 그 자리에 함께 한 모두가 감동했다. 특히, 신순애 기부자는 그날 저녁 집에 도착하자마자 장학생들과 다 같이 있는 카톡방에 꽃병에 담은 꽃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진 -3>  장학생의 꽃 선물을 받고 행복해하는 신순애 선생(좌)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꽃병에 담은 꽃을 사진(우) 으로 보내주었다.

다른 하나는 풋풋한 새내기의 모습 때문이었다. 피자와 파스타를 메인으로 하고 음료로 에이드를 함께 주문했다. 예쁜 색깔을 가진 에이드를 마시려는 찰나 그 장학생은 요즘은 이렇게 한다며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휴대폰의 조명을 켜고 이를 잔 아래 두었다. 조명으로 더욱 환해진 음료잔은 모임의 분위기도 한껏 환하게 만들었다.

<사진 -4>  화려한 조명으로 탈바꿈된 에이드 잔을 보며 다같이 웃고 있다.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이번 후속 모임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다. 장학금이 실제 학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물론 이번 장학금을 받으면서 부모 또는 조부모의 국가폭력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게 되었는지였다. 이를 통해 초기 인권의학연구소가 장학사업을 하면서 목표했던 두 가지 목표가 잘 달성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국가폭력 피해 생존자들과 그 2, 3세대에게 교육기회 제공

 장학사업을 통해 국가폭력 피해 생존자의 자손들이 부모와 조부모의 희생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게 함

 

최근 인권의학연구소는 국가폭력 피해자 가족의 삶에 대한 심층인터뷰 사업을 통해 국가폭력 속에 가족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 가족에는 후세대들도 당연히 포함된다. 작지만 인권의학연구소의 장학사업을 통해 국가폭력의 아픔을 가진 국가폭력 피해 생존자들과 그 후세대들이 보다 행복한 일상을 꾸려나가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사진 -5>  저녁 식사를 마치고 혜화역 앞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헤어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