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인물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대개 피사체의 정면을 상에 담는 것을 떠올릴 것이다. 선생님들과 함께 워크샵 일정으로 고요아침수목원에 방문하여 수목원 내부의 꽃과 나무들을 둘러보고 있을 때, 문득 선생님들의 뒷모습이 눈에 밟혀 자연스레 사진을 찍고 말았다.
워크샵 일정을 마치고 연구소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던 중에 많고 많은 사진들 중 다시 이 사진이 눈에 띄었다. 인물 사진에서 대상자는 대부분 정면에서 카메라의 렌즈 또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를 바라보기 마련이다. 사진을 촬영하는 그 순간 대상이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히 촬영자를 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뒷모습을 찍은 사진은 대상자의 시선이 어딘가로 향하였는지 알기 힘들다. 다만 이 사진에서는 선생님들이 어딘가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꽃일 수도, 나무일 수도, 아름다운 풍경 내지 정경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방형의 사진에서는 선생님들의 시선이 간 그 무엇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다만 감상자는 추측할 뿐이다. 상상해보는 것이다.
이 사진을 여러분과 함께 감상하며, 연구소는 선생님들의 시야에 닿은, 시선을 던진 그것이 선생님 본인들의 행복한 삶이며 미래이길 바란다. 지난한 세월의 여로가 담긴 뒷모습(을) 두고 앞으로의 삶은 좀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이길, 바라고, 꿈꾸고, 보아서 가 닿기를 바란다.
(feat. 지난 11월 국가폭력 피해자 가족워크샵 사진을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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