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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살 안의 꿈 -황범주 시 내게 그 고통을 감내하라면 할수있을까? 오른쪽 긴 손톱밑을 파고드는 송곳의 서슬 이던가 금새 숨막혀 까무러칠듯 헐떡이게 하는 물고문이라던가 통닭구이라 했던가? 양손과 양발을 묶고 그 사이로 긴 막대를 끼워 책상 사이에 널어놓는...... 칠성판이라고도 했지 그 판위에서 뺑뺑이 돌면 사람의 핏물 눈물 똥물마져도 줄줄줄 흐르게 한다는 공포의 고문기 구. 앓던 사랑니 뽑기도 두려워 덜덜떨며 수 없이 망설였던 내 살던동네 약수터 치과병원의 기억도 몸서리 쳐지는데 내게 그 고통을 겪어내라면 그리할수 있을까? 내장이 항문으로 터져나와 제대로 앉기조차 힘들어했다던, 전기고문의 악몽같은 현실에 경기들린 어린아이의 진저리처럼 눈물조차 흘릴수 없었다던 그 사람 1975년 4월9일 채 자라지 않은 담쟁이 넝쿨 한번 보듬어 .. 더보기
4.3 항쟁의 기억과 치유 남들지 않는 남도 - 제주섬의 상처 위로 65번째 유채꽃이 피고 진다. 지난 2008년 제주대 김문두 교수팀의 조사결과, 4.3항쟁 희생자와 유족의 68.6%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53.3%가 우울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 4.3항쟁과 같은 시기 발생한 여순사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2012년 12월 실태조사에서도 여순사건 피해자의 35.8%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현재 제주 4.3 희생자와 유족의 상태는 정확히 파악된바 없다. 제주 4.3항쟁 피해자 유족의 트라우마 실태에 관한 정확한 조사에 기초하여 피해자 유족의 아픔을 씻어낼 대책이 필요하다. 관련하여 4.3특별법의 개정을 통해 피해자 유족에 대한 보상 확대, 트라우마 치유 대책 등이 마련되기를 .. 더보기
“진실이 나를 살게 했어요” [고문생존자 인터뷰] “진실이 나를 살게 했어요” (조작간첩사건인 울릉도사건으로 17년 복역, 현재 재심을 기다리며 위암투병 중인 최규식 선생님) 1974년 박정희 유신정권은 독재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었다. 1월 긴급조치 1호를 발령하여 민주인사들을 영장 없이 체포한 데에 이어 4월 긴급조치 4호 때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250여명을 비상군법회의에 회부한다. 긴급조치 4호 발령 무렵 재일 한국인이 연루된 간첩사건이 발표된다. 이 사건이 바로 ‘울릉도 사건’이다. 재일 한국인 이좌영씨(전 재일한국인 정치범을 구원하는 가족․교포회 회장)의 인맥을 중심으로 작은 연결고리라도 있던 모든 사람이 체포되어 간첩으로 몰렸다. 총 47명이 체포되었는데 이들은 북에서 지령과 공작금을 받아 공작활동을 행하고 정부전복을 획책.. 더보기
봄날강변 -신동호 시 시인 김정수형은 "4월의산을 사상적"이라고 표현했습니다.저도 그 표현에공감합니다. 4.3의 한라산을 배워서가 아닙니다. 4.19민중의분노를배워서가 아닙니다. 그저 긴겨울을건너와 어떤것은 파란싹으로 또 어떤것은 붉고노란꽃으로 피어나는 저 수많은 씨앗들. 그 씨앗들의 겨우살이가 위대해보여서입니다. 춥고어두운 한파의터널을 어찌견디었는지 그 지혜를 묻고 싶어서입니다. 철학자 윤구병 선생께 배운대로라면 가을벌판에 남겨진 씨앗은 "있을건 있고 없을건 없는" 가장 소박한 형태로 겨울바람을 타고 다녔을게 분명 합니다. 부족하지 않을만큼의 수분은 눈알갱이 몇개가. 얼지않을 만큼의 홑이불은 나뭇잎 몇장이 대신했을 겁니다 지난 겨울 견디지 못할 만큼의 고통으로 삶의 위기가 닥쳤을 지도 모릅니다. 설령 그때 몇마디쯤 투덜거렸.. 더보기
소백산 걷기4 - 너도바람꽃을 만나다 잔설 남아 있는 이른 봄 낙엽 더미 사이에서 잔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바람의 딸 너도바람꽃을 보았다. 이제 막 피어나 내 숨결에도 상처 입을 듯 여려 보였다. '사랑의 괴로움, 사랑의 비밀'이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다는데 아무래도 그럴 것 같지 않았다. 그저 아득하고 아련할 뿐이다. 더보기
소백산걷기2 - 늘 그 곳에 자신을 비워낸 자기 비움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소백은 하늘, 바람, 물, 풀 등의 숨결로 이루어진 세상이었습니다. 은은한 빛이었습니다. 그 순결한 숨결로 숨을 쉬고 그 은은한 빛으로 걸었습니다. 마음 고요하고 영혼 평안했습니다.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나 자신까지 말입니다. 그 길 순결한 숨결과 은은한 빛으로 늘 그 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더보기
소백산 걷기3 -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오다 바람 따라 하늘길 머물다 바람에 실려 사람사는 세상으로 휘적 휘적 돌아오고 있습니다. 은은한 날 고요한 날이었습니다. 하늘 어찌 그리 시리도록 맑고 바람 어찌 그리 순결하게 선하던지요. 걷는 것만으로 설레고 들떠 내 영혼 자유로웠습니다 더보기
소백산 걷기1 - 산에 들다. 하늘의 별 품어 함께 잠든 소백산 천문대를 지나 아고산지대를 지났습니다. 부처의 세계 비로봉이 눈 앞입니다. 햇살 따스하고 바람 선선한 것이 도솔천이 따로 없습니다. 사람이 산에 드니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더보기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 함세웅신부님의 인터뷰기사 (하)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 함세웅신부님의 인터뷰기사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하) ‘大통합’이라… 기초작업 없이 큰 집만 짓겠다는 것은 거짓 아닌가 ▲ 함세웅 신부는 지난해 사제직에서 공식 은퇴했지만 우리 사회를 위해 자신이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말할 때에는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우리 나이로 일흔둘. 오랜 삶의 길을 걸어온 함세웅 신부지만 지난 일보다 지금의 일에 대해 더 들려주고 싶어 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많다.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숨 고를 틈조차 없이 활동하는 이유다. 함 신부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핍박받는 이들이 널려 있다는 .. 더보기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 함세웅신부님의 인터뷰기사(상)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 함세웅신부님의 인터뷰기사 (상)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상) 아버지, 불의에 맞설 용기를 주소서… 오늘도, 도시의 신부는 거리로 나선다 맑은 얼굴 맑은 눈/ 비 온 뒤라면 무지개 걸려/ 그러나 독재나 어떤 잔재 따위에는/ 진흙탕 싸움을 사양할 수 없다/ 그 아들은 한국 천주교회의 앞에서/ 지(知)와 신앙으로 집을 지었다/ 그는 도시의 신부다(고은 시인의 ‘만인보’ 중 ‘함세웅’ 편의 일부)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아우구스티노. 1970~1980년대 불끈 쥔 주먹으로 독재에 맞서면서도 늘 기품을 잃지 않았던 그를 고은은 ‘도시의 신부’라고 불렀다. 서슬 퍼런 박정희 유신 정국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1974년)을 만들어 박종철군 고문 사망(1987년), 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