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금), 서울 행정법원 B 220호에서 고문 가해자 훈포상 관련 행정소송 4차 변론이 있었다. 이 소송은 인권의학연구소가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고문 가해자의 훈포상 취소에 따른 고문 가해자의 이름과 취소사유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이다. 이날 재판은 오후 2시 30분에 시작되어 약 15분간 진행되었고, 재판부에 따르면 오는 4월 9일(금) 선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에는 고문피해생존자인 김장호, 김철, 김순자, 유정식, 최양준, 박순애 선생과 인권의학연구소에서 이화영, 박은성, 박민중, 김태형 심리상담사가 참석했다.  

 

(사진) 4차 변론에 동행한 피해생존자들과 함께 서울 행정법원 앞에서 가해자 처벌을 외치다

짧은 재판이 끝나고 재판에 참석했던 고문피해생존자들은 이 재판의 담당 변호사인 김성주 변호사(법무법인 덕수)와 간담회를 행정법원 지하 2층에서 가졌다. 김성주 변호사는 오늘 재판에서의 쟁점은 무엇이었으며, 향후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소상히 설명하였다. 동시에 참석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고, 이화영 소장은 고문피해자들이 직접 재판부에 진술서를 제출하는 것을 건의하였다. 이에 김성주 변호사는 재판부가 법적 판단을 내리는데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받아들였다. 2주 후, 연구소에서는 3명의 고문피해자들의 진술서를 취합하여 법무법인 김성주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사진) 재판 후, 행정법원 지하 2층에서 고문피해생존자들과 김성주 변호사가 간담회를 갖다

또한, 이날은 JTBC에서 이 재판을 직접 현장 취재했다. JTBC의 기자에 따르면, 선고심이 있는 4월 9일 방송을 목표로 재판의 내용과 고문피해자 분들의 인터뷰를 수일 전부터 요청해왔다. 이에 재판이 끝나고 JTBC 측에서 마련한 장소로 옮겨 김장호, 김순자, 김철 선생은 약 2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고문피해생존자들은 이 재판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들에게 훈포상이 취소된 고문 가해자의 이름을 밝히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소상하게 밝혔다. 인터뷰 중 한 피해생존자는"이제는 좀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나지막이 그러나 또렷하게 전달했다. 

(사진) JTBC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김순자, 김장호 선생

세 명의 인터뷰를 보면서 고문으로 날조되어 하루아침에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살아야 했던 그들의 지난 삶들을 보게 되었다. 또한, 3-40년이 지나 어렵게 무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에게 고문을 가했던 자들의 이름조차 국가안보라며 밝혀지고 있지 않아 피해자들이 나서서 직접 잘못을 시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이제는 노인이 된 피해생존자들이 일상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끝까지 고문 가해자의 책임을 묻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지난 2 25~27일에 ()인권의학연구소 심리상담전문가 네트워크 소속 심리상담사들은 남영동 인권센터에서 현장 교육의 기회를 가졌다. 현장 교육은 유동우 소장(기념관추진단, 남영동 인권센터 보안관리소장)의 해설로 진행되었다. 남영동 인권센터는 (가칭)민주인권기념관으로로 거듭나기 위해 2021 3월부터 2023 6월까지 잠정적으로 2년간 폐관하게 되어, 올해로서는 마지막 현장 교육이 된 셈이다.

 

(사진) 남영동 인권센터 마당에서 본 건물과 설립 배경을 설명하는 유동우 소장

불행했던 한국의 현대사에서 치안본부(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 `남산`으로 불리던 중앙정보부(국정원), `서빙고호텔`로 불리던 보안사령부(안기부) 대공분실과 함께 3대 고문수사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의 공식명칭은 `경찰청 보안3`이나 공식명칭보다 `남영동 대공분실`이란 별칭이 훨씬 잘 알려져 있다.

 

1호선 남영역 플랫폼에서 바라다 보이는 검은색 건물의 남영동 대공분실은 1976년 치안본부가 대간첩 수사를 명목으로 만들었다. 검은 벽돌로 지은 이 건물은 당시 가장 유명한 건축가였던 김수근이 설계하였다. 김수근은 자신의 대표적 건축물인 '공간' 사옥과 같이 검은 벽돌로 이 건물을 건축했다. 김수근은 당시 존경받는 유명한 건축가였으나, 남영동 치안본부의 건축구조를 보면 그 용도를 분명 알고 있었을 것임을 쉽게 짐작하게 한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애초에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화 운동세력을 탄압하거나, 이들의 저항을 억누르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조작하여 희생양을 만들 목적으로 충실하게 설계된 건물이다.

 

(사진) 남영동 인권센터의 설립과 연혁을 설명하는 유동우 소장

우선 입구에 들어설 때 굉음을 내며 열리는 육중한 쇠문은 연행되어 눈을 가리운채 끌려온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남영동 대공분실은 다른 수사기관과 달리 조사실을 지하에 두지 않고 꼭대기 층인 5층에 두었다. (이후 1983년, 전두환 군사정권에 의해 2개 층을 더 증축해서 현재와 같은 7층 건물이 되었다. 마당으로 들어와 검은 벽돌건물을 올려다보면 당시 조사실(고문실)이었던 5층의 창문이 다른 층과는 확연히 다른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고문을 받다 고통에 못이겨 창문으로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성인의 머리가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의 좁은 이중창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남영동 치안본부로 불법연행된 사람들은 정문이 아닌 뒷문으로 해서 5층 조사실까지 이동했다. 대개 2명의 수사관에게 앞 뒤로 머리카락과 허리춤을 붙잡힌 채로 몇 층인지를 알 수 없게 설계된 나선형 계단을 한참 올라가면 마침내 5층에 도착한다. 또는 3명이 타면 꽉 차는 비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조사실로 이동하기도 했다.

 

(사진) 나선형 계단을 통해  5층 조사실로 이동하는 상황을 재연하는 유동우 소장과 임채도 선생

유동우 소장의 설명을 들으며 상담사들은 나선형 계단을 한참 올라 5층 조사실 복도에 이르렀다. 5층에는 15개의 조사실이 서로 대각선으로 마주보게 설계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조사실 문이 열려도 맞은 편 조사실 내부를 볼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똑같은 구조의 `조사실` 공간에는 책상과 의자, 침대, 욕조, 변기가 설치되어 있다. 설치된 가구들은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 각방은 내부를 감시하는 CCTV 시설이 있었고 각 방에 있는 창문은 폭이 좁고 위아래로 긴 2개의 창문만 나 있어 비명소리가 새어나가기 어렵게 장치되어 있다. 남영역에서 쉽게 올려다 보이는 5층 조사실이지만, 1985 515호에서 김근태 전 민청련의장이 물고문, 전기고문의 고통에 시달리고, 1987, 509호에서 박종철 학생이 물고문을 받으며 죽어가던 그 시절, 남영역을 지나는 전철 안 일반 시민들은 이 건물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반인권적 가혹행위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인권의학연구소, 김근태기념치유센터에서 심리상담 중인 고문피해자 중 상당수가 남영동 대공분실 피해자들이 있다. 이들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심리상담사들이 피해자의 고문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남영동 피해자였던 유동우 소장의 해설을 들었던 이 날의 경험은 피해자 사건에 대한 시대적 이해가 확장될 뿐 아니라 당시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2 24() 오후 6시에 인권의학연구소 1층 소강당에서 현장과 온라인 동시 회의로 개최되었다. 총회에 앞서 1주일 전인 2 17일에 2021년 제1차 이사회를 소집하였고, 함세웅 이사장을 비롯해 이화영 상임이사, 백재중 이사, 손창호 이사, 신좌섭 이사, 박재영 이사, 이영문 이사, 최창남 이사가 온라인 회의로 참석하였다. 이사회에서 이사진은 2021년 총회 부의 안건인 2020년 사업과 재정보고, 감사보고, 2021년 사업계획()과 예산() 및 정관일부개정안과 감사선출안을 검토 의결하였다. 또한, 2021년 신규 정회원으로 추천된 김장호 회원을 승인하고, 2021년 운영위원회 구성안을 다음과 같이 승인하였다.  

  

     -  치유지원팀 : 손창호, 이주영, 최미란, 김선희

     -  연구조사팀 : 이화영, 이보라, 임채도

     -      팀   : 신좌섭, 최용준, 이영문, 최규진

​      법률지원팀 : 이상희, 염형국, 신윤경, 김성주

     -      팀   : 백재중, 박민중, 양정순, 김병민

 

(사진)  2021년 제1차 온라인 이사회 (2월 17일)

이사회를 통해 승인된 총회 부의 안건을 토의 의결하기 위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현장과 온라인 회의 방식으로 총회를 개최하였다. 예년과 달리 2021년 정기총회는 현장과 온라인 동시 회의 방식을 선택하였고, 현장에는 소강당의 면적을 고려하여 10명 이내의 회원과 진행자 참석을 원칙으로 하였다. 따라서 정회원 6명이 현장에 참석하였고, 사무국의 박민중 정숙정 김태형 등 3명이 총회 현장에서 현장과 온라인 회의를 분주하게 지원하였다.

 

(사진)  2021년 인권의학연구소 정기총회 현장 참석회원들

이날 총회를 위해 현장에 참여한 정회원은 김장호, 박순희, 양정순, 유동우, 유충희, 이화영 회원이었고, 온라인 줌회의로 참여한 정회원은 김상숙, 손창호, 염형국, 이나미, 이상희, 이영문, 최규진, 최창남, 함세웅 회원이었으며 위임장을 제출한 회원은 박재영, 신좌섭, 이보라, 이석태, 이주영, 황주영 회원이었다. 2021년 인권의학연구소 정기총회는 예년과 같은 이야기 초청 손님이나 공연 없이 총 29명의 정회원 중 21명이 참석 또는 위임하여 성원이 되었음을 확인하고, 바로 정기총회를 개회 선언하였다이날 정기총회에 부의된 안건들은 다음과 같았다.

 

     안건 1. 2020년 사업, 재정보고와 감사보고

     안건 2. 2021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

     안건 3. 정관 일부 개정안

     안건 4. 감사 선출안 

 

(사진) 2021년 인권의학연구소 온라인 정기총회

2021년 정기총회 회원들은 제1호 안건을 검토 의결하기 위하여, 사무국의 2020년 사업과 재정보고 및 염형국 감사와 최규진 감사의 감사 결과를 보고받았다2020년 연구소 사업과 재정에 대하여 염형국 감사는 '신규후원회원이 예년에 비해 증가한 것은 홍보사업과 회원관리 사업에 노력을 기울린 결과' 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중점적으로 활동한 치유지원사업과 법률지원사업 이외에도 인권과 의학 사안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과 온라인 비대면 교육 활동의 확대가 필요하다' 고 하였다. 최규진 감사는 '사람과 사람의 교류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인권의학연구소 사업이 2020년 코로나 상황에서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사업보고내용을 보니 위축되지 않고 사업을 유지해 나갔고 어떤 부분에서는 새로운 확장까지 이루어져 고생이 많았다' 고 격려하였다, 다만 '인권의학연구소의 사업에 보다 맣은 회원들의 참여를 모색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코로나 상황이 지속할 2021년은 인권과 의학이라는 두 화두가 가장 절실한 시점으로 사회적으로 연구소가 좀 더 빛을 발휘할 것'을 당부하였다. 정회원들은 사무국의 2020년 사업과 재정보고 및 염형국 감사와 최규진 감사의 감사보고를 듣고 원안대로 이를 승인하였다.

 

연이어 참석 회원들은 제2호 안건인 2021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을 검토했다. 이화영 상임이사는 제안설명을 통해 금년 연구소 사업의 방향을 피해자 중심으로 피해자의 역량 강화와 피해자의 사회적 지원을 가능하게 할 국가지원시스템 도입에 역점을 두고, 이를 위한 주요사업계획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1. 피해자 중심 지원과 활동가 역량강화

       - 생존자 자조 모임 지원과 연대

       - 치유지원 활동가 워크숍 정례화

     2. 인권피해 기록과 2차 피해 방지

       - 인권피해자 기록 사업

       - 피해자 지원 전문집단 대상 직무교육

     3. 인권 의학 교육과 회원 대상 교육

       - 인권 의학 교육 아카이브 구축과 온라인 교육

       - 회원과 일반 대중 대상 민주 인권 역사 현장 교육

     4. 회원 사업과 홍보 활동 강화

       - 회원 소통의 다양화

       - 후원회원 배가 운동

  

2021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은 이화영 소장의 제안설명을 듣고 토론 후 참석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원안 의결되었다. 이어 제3, 4호 안건인 정관일부개정안과 감사선출안이 참석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원안 의결되어 염형국 검사와 최규진 감사가 향후 2년간 감사직을 연임하게 되었다.

 

(사진)  2021년 인권의학연구소 온라인 정기총회에 참석한 회원들

정기총회를 마치면서, 함세웅 이사장은 2021년 사회적 약자와 인권피해자들의 지원 등 사업에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라고 당부하고, 지속하는 코로나 상황에서 회원 모두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했다

 

정기총회를 마치고 나서도 함세웅 이사장은 온라인으로 참석한 모든 회원들을 한명 한명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회원들의 근황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잘 만나지 못했으나. 이날 총회는 온라인으로 참석한 후원회원들과 운영위원들이 서로 인사하고 담소하는 장이 되어, 온라인 회의를 통한 새로운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하였다인권의학연구소는 정기총회 초청에 응해 특별히 참석한 임채도 전 사무국장, 박은성 전 사무국장, 김병민 운영위원, 김성주 운영위원, 신윤경 운영위원, 신순애 회원, 윤혜경 회원, 우지연 회원, 최미란 회원, 최정은 회원, 송지원 회원들 모두에게 반가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지난 10여 년 동안 트라우마 피해생존자 삶의 원상회복을 위해 개인상담과 집단상담 등  치유지원활동을 지속해 왔다. 특히 개인상담 또는 집단치유 프로그램을 마친 국가폭력 생존자들의 후속 집단문화치유 프로그램으로서 2015년부터 시작한 길음판소리 모임은  6년 동안 아래 연혁과 같이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길음 판소리 활동 연혁>

 

     2015 : (1) 2015 국제고문피해자 지원의날 행사 공연 (성재덕관)

                   (2) 2015 재일한국인 11.22사건 40주년 행사 공연 (오사카)

2016 : (3) 2016 국제고문피해자 지원의날 행사 공연 (국회)

2017 : (4) 2017 국제고문피해자 지원의날 행사 공연 (국회)

2018 : (5) 2018 국제고문피해자 지원의날 행사 공연 (국회)

2019 : (6) 2019 국제고문피해자 지원의날 행사 공연 (국회)

      2019 “우리 함께” 행사 공연 (성재덕관)

2020 : (7) 활동 못 함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상황으로 길음판소리 문화치유프로그램은 큰 변화에 직면했다. 매주 판소리를 떼창으로 연습하는 방식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말 확산의 가능성으로 인해 모임을 전면 중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생존자들과 회원들은 매주 인권의학연구소에 모여 판소리 연습을 할 수 없었으며, 연습의 기량을 드러낼 각종 행사 공연도 모두 취소되었다. 1년이 다 되도록 연습이나 행사 공연의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생존자들에게 2020년은 각자의 현장에서 고립된 한 해가 된 것이다. 인권의학연구소는 그동안 연습에 사용했던 길음판소리 악보들을 모아 악보집으로 편집하여 생존자들과 회원들에게 배부하여 각자 집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도 하였다.

 

새해가 되어도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지 않고 지속되면서, 인권의학연구소는 길음판소리 국가폭력 생존자들과 온라인으로 만나는 것을 시도하였다. 처음에는 길음판소리 생존자들 대부분이 온라인 방식의 모임에 접속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사무국의 기술적 지원이 필요했다. 2 1일. 1시!  드디어 모임 초청 링크를 통해 한 명 두 명 접속해서 화면에 모습과 목소리가 나오자, 모두들 동시에 반가움을 나누느라 소리가 엉켜 잘 들리지 않았으나 환하게 웃는 표정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후 매주 길음판소리 국가폭력 피해생존자들의 줌회의를 통한 4차례의 온라인 만남이 가능하게 되었다. 

 

첫 만남 (2 1, 1)에서는 화상을 통하여 그동안 못 만났던 생존자들간 인사와 근황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참여자들은 예년의 길음판소리 공연 실황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그 시간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사진) 첫번째 온라인 집단치유모임  

두 번째 모임 (2 8, 1)에서는 구명우 회원의 판소리 독창으로 '사랑가'를 듣는 것으로 모임을 시작하였다. 이화영 소장이 건강하고 주체적인 삶의 연장선에서 웰다잉은 각자의 존엄한 삶을 주체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말하면서 회원들 각자가 준비하는 삶의 마무리 작업들을 서로 나누기도 하였다. 유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장묘 준비 등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만약 내 삶이 1개월정도 남았다고 가정할 때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다음 모임에 서로 나누기로 하였다.

(사진) 두번째 온라인 집단치유모임

세 번째 모임 (2 15, 1)에서 이화영 소장의 월다잉에 대한 슬라이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강의 후,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작성을 어디에서 어떻게 하는가?'를 두고 4월~6월 경에 ()호스피스 코리아 실무자의 연구소 방문을 통해 함께 설명을 듣고 작성하는 기회를 갖기로 하였다. '웰다잉'에 이어 다움 모임부터는 '웰빙'을 모임의 주제로 삼기로 하였고, 참여자 중에서 수면장애 건망증을 제안하여 이 주제로 네 번째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사진) 세 번째 온라인 집단치유모임 슬라이드 자료  

마침내 네 번째 모임을 위해 2 24 () 1시에 손창호 정신과 전문의를 줌회의로 초청하였고, 수면장애 건망증‘ ’치매에 대한 주제로 집담회를 가졌다. 기조 강의를 통해 수면장애 증세에 대처하는 일상적 팁(tip)으로부터 약물 사용에 이르기까지의 전반적 내용을 들었으며, 질의응답을 통해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도 알 수 있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희망하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을 위해 향후 치매 검사를 녹색병원에서 정신건강검진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을 제안, 공지하였다.

 

(사진) 네 번째 온라인 집단치유모임에 초청된 손창호 정신과 전문의

생존자들은 평균연령이 6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이나 노트븍으로 줌회의 링크를 통해 온라인 회의에 참석하였는데, 이 과정은 피해생존자들의 효능감 증진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온라인 회의에서 후속 집단모임의 주제를 정하면서 참여하는 생존자들이 주도적으로 관심있는 주제를 제시하고 정하도록 하였다. 인권의학연구소는 그 주제에 맞는 전문가를 섭외하여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과정은 생존자의 역량이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 1() 오후 4, 인권의학연구소는 1 29() 오전 10 30분 서울 중앙지방법원 서관 519호에서 열린  김병주 선생 판결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코로나와 일본에 계신 재일동포의 상황을 고려하여 온라인 줌(ZOOM) 회의로 열렸다. 참석자는 연구소에서 3(함세웅 이사장, 이화영 소장, 김장호 회원)과 일본에서 3(김원중 선생, 이철 선생, 이동석 선생) 그리고 이번 사건의 담당 변호사인 서중희 변호사가 참석하여 총 7명이었다.

 

(사진)  서울-일본 (도쿄, 오사카)간 줌 (ZOOM) 온라인 간담회 (2월 1일)

 김병주 선생의 재심 재판부는 1984년 당시 검찰이 기소한 42건 가운데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40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지만, 1980년 비엔나 방문과 1981년 북한 방문은 특수탈출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지난 1984년 재판에서  김병주 선생이 자신의 변호사와의 나눈 법정 심문 내용을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 과거 잘못된 재판의 법정 증언을 근거로 이미 고인이 된 피고인이 소명할 기회조차 없는 상황에서 징역 4년형을 내린 것은 국가보안법 관련 재심 사건에서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사진) 간담회에 참석한 일본의 이동석 선생(좌)과 김원중 선생(우)

이 같은 판결에 대해 간담회의 참석자들은 다양한 평가와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먼저, 재일동포 김원중 선생은 이번에 완벽한 판결은 못 받았지만, 그래도 간첩죄라든지 국가보안법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얻어냈으니까 큰 성과라고 하면서도 문제는 유죄로 판결한 2건의 특수탈출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일동포 이동석 선생은 이미 이전 재심들에서 북한에 다녀왔지만 무죄를 받은 사례들이 있음에도 이번 재판은 피고가 북한에 가서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단순히 북한을 다녀왔다는 사실만 가지고 유죄를 선고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담당 변호사인 서중희 변호사를 비롯해 모든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이번 재판이 재심임에도 불구하고 1984년 피고의 원심 재판에서 변호사와 주고받았던 심문 내용을 증거로 삼았다는 점이다.

 

재일동포 이철 선생은 제가 크게 걱정하는 것은 이번 판결이 이걸로 인해서 앞으로 있을 여러 재일동포나 아니면 국내 동포들의 재심 재판에 나쁜 사례로 하나의 법례로 인정될까 봐 그것이 상당히 걱정이라며 우려했습니다. 이화영 소장은 이에 동의하면서  김병주 선생의 재심이 다른 재심과 달리 피고인의 사망으로 인한 자기변호의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재판은 지난번 구미유학생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은데, 당시 구미유학생 사건의 연루자들은 원심 재판에서 왜 그렇게 진술했는지를 본인들이 다 해명을 할 수 있었다. 재판 당시 뒤에 수사관이 와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든가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자기변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김병주 선생의 경우는 본인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해명을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다. 이 소장은 재판부가 이러한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피고가 어떤 변호도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로 삼아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허점이 상당히 많은 재판이라고 보았다.

 

(사진) 간담회에 참석한서울의  김장호 선생(좌)과 일본의 이철 선생(우)

이에 참석자들은 이번 재판으로 인해 재판부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철 선생은 지금까지 재일동포 사건은 계속 무죄가 나왔는데 거기에 대한 하나의 그 흐름을 한 번 끊으려고 하는 무슨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좀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장호 선생은 이번 사건이 법리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아 이 재판부가 앞으로 우리(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 재판에 대해서 브레이크를 걸자 하는 식으로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원중 선생은 이러한 아쉬운 판결이 촛불 혁명으로 출범된 문재인 정권 하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소의 이화영 소장과 함세웅 이사장은 향후 재판을 위해서 구체적인 노력들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이화영 소장은 이번 간담회와 같이 항소심에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담당 변호사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함세웅 이사장은 구체적은 방안으로 이번 간담회에서 국가폭력 피해 당사자들의 생각을 요약 및 종합해서 재판부에 직접 전달하는 방안과 그동안 재일동포 중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경우, 재심 신청 현황 그리고 무죄받은 경우에 대한 종합 사례집을 만들어 재판부에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함 이사장은 재일동포라는 특별한 상황,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떠나 계셨고 또 일본이라는 특수한 영역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지닌 그 부분을 간과하고 국내 사람들을 1차적 대상으로 만든 국가보안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점을 지적한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비록  김병주 선생의 재판 결과는 아쉬움과 우려를 낳았지만, 이번 간담회를 통해 담당 변호사와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계기가 되는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했다. 이에 인권의학연구소는 앞으로 항소심은 물론 다른 국가폭력 피해 관련 재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도록 하겠다.

1 29() 오전 10 30, 서울 중앙지방법원 서관 519호에서 재일동포 김병주 선생에 대한 재심1심 선고가 열렸다. 이 재판에는 재심을 요청한 일본 거주 가족을 대리해 서중희 변호사와 재일동포 김덕환 선생을 비롯해 인권의학연구소 활동가들이 동행했다.  

 

이날 재심 재판부는 1984년 당시 검찰이 기소한 42건 중 국가보안법에 해당하는 40건은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1980년 비엔나 방문과 81년 북한 방문의 2건은 특수탈출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국가보안법 관련 40건의 무죄 이유를 증거 부족으로 밝힌 반면, 유죄에 해당하는 2가지 경우 84 4 3차 공판 당시 김병주 피고인과 피고인의 변호인이 재판 과정에서 심문 내용을 증거로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지난 1984년 당시 재판이 흠이 있다고 판단하여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진 2021년 재심 재판에서, 과거 잘못된 84년 재판의 법정 증언을 근거로 이미 고인이 된 피고인이 소명할 기회조차 없는 상황에서 징역 4년형을 내린 것으로 이는 국가보안법 관련 재심 선고에서 매우 이례적 사례라고 하겠다.

(사진) 인권의학연구소는 재판에 동행하여 서중희 변호사와 인터뷰 진행

재일동포였던 피고 김병주 선생은 1984년 불법구금과 고문에 의해 국가보안법을 어긴 간첩으로 조작되었다. 1984년 김병주 선생에 대한 사형 선고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되면서 형이 확정되었다이후 4년여 기간을 사형수로 수감하던 중 1988년에 사형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고같은 해 8월에 20년형으로 감형되었다. 재일동포였던 피고인은 고국에 돌아와 고문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되어 1998년 3월 형 집행정지로 출소할 때까지 총 14년 6개월을 감옥에서 살았다그리고 살아생전 재심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2009년 일본에서 사망하였다.

 

이번 재판의 재심 청구인은 일본에 살고 있는 김병주 선생의 아들이다. 2016년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재심 개시가 결정되었다. 이번 사건의 변호를 맡은 서중희 변호사(법무법인 혜인)는 사법부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리기까지 약 4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그 기간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심의 의미가 ‘과거 확정된 원심판결에 흠이 있는 경우 판결의 취소와 사건의 재심판을 구하는 것이기에 이날 재판부가 1984년 재판의 법정 증언을 증거로 채택해 내린 징역 4년형에 대해 큰 유감을 표했다.

 

특히, 서중희 변호사는 당시 법정 판결이 국가기관의 불법구금과 고문에 의한 진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효력이 상실되어 무죄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 변호사는 이번 재판 결과가 재심 사건의 증거를 어떻게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할 필요성을 상시 시켰다라고 밝히면서 항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인권의학연구소는 김병주 선생의 재심 재판선고심에서 확인된 문제점과 향후 대응책에 대해 2월1일(월) 4시에 줌회의를 통해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양심수 동우회의 이철, 김원중, 이동석 선생과 집담회를 갖기로 했다. 또한 국가폭력 생존자 자조모임인 '정의를 구하는 국가폭력생존자 모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이 선고심이 보여준 모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한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지난 10여 년 동안 트라우마 피해생존자들의 원상회복을 위한 치유 지원을 지속해 왔다지난해 말 연구소는 국가폭력 트라우마를 포함하여 다양한 트라우마 피해생존자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배려 깊은 치유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심리상담  전문가 네트워크를 조직했다현재 네트워크는 8명의 심리상담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심리상담 전문가의 직무교육으로 1 27일부터  2~3개월간 매주 심리상담사 네트워크 워크숍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트라우마 피해생존자의 재외상화를 방지하고 원상회복을 위한 적절한 치유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것이다

 

(사진) 손창호 이사

 워크숍은 강의 형태로 이루어진다강의는 인권의학연구소 이사이자 치유지원팀장인 손창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담당한다 워크숍에 초청된 이들은 2021년 새롭게 구성된 2021년 인권의학연구소 심리상담 전문가 네트워크 구성원이다 실시간  비대면 줌강의와 질의 형식으로, 매주 수요일 2시간씩  10-12회 진행될 예정이며, 초청자 이외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사진) 워크숍 강의 자료

워크숍 주제는 “심리적  외상(trauma)의 이해와 치유   워크숍을 통해 우리 시회에 만연한 국가폭력성폭력가정폭력학원폭력 등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외상을 이해하고자 한다이러한 심리적 외상이 인체 신경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동시에 심리적 외상에 대한 뇌과학 기반 상담치료의 과학적· 이론적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강사는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외상치료기법을 소개하고각 치료기법을 뇌과학적 측면에서 살펴볼 예정이다이를 통해 2021 조직된 인권의학연구소의 심리상담 전문가 네트워크가 트라우마 피해생존자에게 뇌과학 기반의 상담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이론과 실천을 제시한다워크숍의 목표는 다음표와 같다.

 

이화영 소장이 신년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이번 워크숍은 2021 연구소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워크숍을 시작으로 인권의학연구소는 2021년 심리상담사뿐 아니라 인권피해자를 지원하는 진실규명 조사관, 언론인, 의료인예비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교육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코로나 상황이 진전될 때까지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지속될 것이다추후 연구소의 심리상담 전문가 네트워크와 관련된 소식들은 연구소 홈페이지페이스북그리고 뉴스레터를 통해 계속해서 공유하고자 한다

 

(사진) 워크숍 참가자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김승효 선생이 극심한 고문후유증에 시달리다가 지난 12 26일 세상을 떠나 영면하였다. 고인은 재일동포 2세로 1950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1969년 교토의 리츠메이칸 대학 철학과에 재학 중 민족적 정체성을 찾고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자 1973년 조국으로 유학 왔다. 김승효 선생은 1974년 서울대 교양과정부에 입학하자마자 같은해 5월 중앙정보부에 불법연행되어 잔혹한 고문을 받고 간첩으로 조작됐다.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은 유신선포 후 수많은 재일동포 유학생을 간첩으로 조작했다. 일본에서 민족적 차별로 인해 고통받는 와중에서도 민족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조국의 언어, 역사, 문학 등을 배우기 위해 조국으로 유학 온 강제연행·구금하고 고문하여 간첩으로 조작했다. 이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까지 이어졌다. 민단과 조총련이 함께 거주하는 일본 상황상 군사독재정권에게 재일동포는 간첩으로 조작하기 쉬운 대상일 뿐이었다.

 

 김승효 선생은 6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1981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지만, 이미 감옥에서부터 고문에 의한 조현병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교도소에서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하고 증세가 악화되어 석방 이후에도 20년 이상을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평생을 조현병으로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사진) 김승효 선생  (1950.4.16-2020.12.26). 강종헌 ( 재일동포 간첩조작 피해자 ) 제공

김승효 선생은 2018 8 31 44년 만에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받고 간첩 누명을 벗고, 무죄 사실을 알고 기뻐했으나, 고문후유증과 조국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고인의 가족, 변호인인 장경욱 변호사, 신윤경 변호사는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고인이 고문에 의해 조현병이 발생·악화하였다는 것을 밝히기 원했다. 이를 위해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가 함께 노력했다.

 

 2019 8 30일 ~ 9 1일에 인권의학연구소 치유지원팀장 손창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은성 사무국장은 장경욱, 신윤경 변호사와 함께 김승효 선생 자택을 방문하여, 고인과 그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을 면담했다. 그리고 같은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강종헌과 유영수가 면담을 위해 통역했다. 그해 8 31일은 고인이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사진)  통역하는 강종헌 선생(좌)과  김승효 선생(우)  (2019.8.30, 인권의학연구소 손창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면담 중)

면담 중에 김승효 선생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가 계속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리더십도 좋은 편이라고 증언했다. 1973년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을 말릴 수 없었다고했다. 고인의 통역을 맞은 강종헌은 아래와 같이 통역한 소회를 밝히면서 눈물을 흘렸다.

 

나도 그런 가혹수사를 받은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본인의 고통스러워하는 진술, 가족들의 애타게 호소하시는 그런 내용,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가족이나 어느 개인이나, 국가로부터 받은 엄청난 국가범죄인데. 거기에 대처하기에는 너무 무력하구나. 그 당시에 이제 겨우 재심을 통해서 무죄가 밝혀지고, 이제 민사배상소송 들어가 있는데, (슬픔을 억누르며) ‘받은 상처가 치유가 안 되는구나’, 특히 김승효 선생의 같은 경우 인간을 완전 파괴한 것 아닙니까? 그 책임을 누가 지겠냐는 거예요? 치유될 수 없는 거예요.”

  

고인과 교토의 리츠메이칸 대학에서 같이 공부한, 같은 재일동포유학생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로서 고인의 가족과 친구의 통역을 맞은 유영수도 아래와 같이 소회를 밝혔다.

 

김승효같이 본인이 정신적으로 저런 상태이니까 (한국에) 못 가잖아요. 형제간이 없었으면 완전 매장된 거 아닙니까? 그리고 또 저와 같이 석방된 OOO라는 애는 히로시마 대학을 나왔는데 정신이상이 되었어요. 나와 같이 석방되어 나와서 공항까지 같이 갔는데. 근데 나와서 결국은 자살해 버렸잖아요. 정신병원에 다니다가. 그래서 과거에 억울하게 잡히고 고생한 비극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 재심을 안 해도 구해주는 대책을, 앞으로 그런 비극이 안 생기도록 교훈 삼아 그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어요.”

 

인권의학연구소 치유지원팀장 손창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3일 동안의 면담결과를 바탕으로 고문피해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적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했고, 2020 1 16일 국가손해배상소송 공판에서 증언했다. 그러나, 김승효 선생은 2021 1 13일 국가손해배상소송 선고를 보름 남짓 앞두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사진) 김승효 선생과 면담을 마치고 담소 (왼쪽부터 고인의 형 김승홍, 강종헌, 고 김승효, 이철, 손창호, 신윤경)

김승효 선생의 재심 민사재판을 위해 법원에 제출했던 ‘고문피해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적 조사보고서’ 의 주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본다.

 

<고문과 수감생활이 조현병 발병에 미친 영향>

김승효씨의 경우 아래와 같은 근거로 고문과 수감생활중 스트레스가 조현병의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 부모와 형제 중 다른 조현병 환자는 없다는 점에서 유전적 소인은 크게 없다.

2) 20여 일간의 극심한 고문과 그 이후 이어진 수감생활은 그 고통의 강도 및 기간으로 보아 정신신경계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정도로 극심하였다.

3) 고문을 겪고 난 이후에 발병하였다는 점에서 시간적 개연성이 분명하다.

4) 고문기간 중 잦은 구타를 받으면서 조현병의 유발요인이라고 알려진 두부외상을 많이 당하였다.

5) 발병시기가 20대 중반 이후로 보여지는 바, 일반적인 조현병 환자들에 비해 다소 늦은 발병연령도 내재된 조현병이 발현되는 경우라기보다는 외부 스트레스에 의해 발병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6) 현재에도 중앙정보부에 끌려갈 수 있다는 공포감에 시달리고 이와 관련된 피해망상적 사고가 보이는 등 증상 자체로 보아서도 고문의 영향이 발병에 지대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문과 수감생활이 조현병의 악화에 미친 영향>

 

대부분의 신체적 정신적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현병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적 개입을 한다면 이후 임상경과도 좋다. 김승효씨의 경우 1977 5월 교도소기록에도 이미 심각한 정신질환의 증상이 분명히 관찰되었으며 교도소에서도 이를 인지한 상태였다. 1980년초에는 완전히 폐인이 된 상태로 의사소통도 전혀 안 될 정도임에도 교도소측에서 의도적으로 방치하였다는 증언이 있다. 이러한 기록과 증언 그리고 그 이후의 경과를 살펴볼 때 수감생활중 의도적 방치와 학대가 조현병의 악화에 미친 영향은 명백하다.

 

<결론>

김승효씨는 현재 타인에게 완전 의존을 해야 하는 중증의 조현병 상태이다. 또한 이러한 조현병의 발병과 악화는 1974년에 겪은 고문 및 그 이후 1981년까지의 수감 중 이루어진 학대와 방치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된다.

 

(사진) 김승효 선생과 면담을 마치고 담소 (왼쪽부터 장경욱 변호사, 유영수, 고인의 일본인 친구)

재일양심수동우회 이철 선생은 고인은 국가폭력피해자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재일동포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뿐만 아니라 모든 고문 등 국가폭력피해자들은 고문후유증과 트라우마로 크고 작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고인이 된 김승효 선생이 하늘에서는 평안을 누리도록 그의 명복을 기원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는 그의 삶과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까지도 정보기구의 민간인 사찰과 유우성과 같은 간첩조작 사건이 일어났다. 재발 방지와 수사정보기관에 대한 국회와 국민의 감시와 통제 등을 위한 법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국가는 고문 등 국가폭력피해자의 삶의 회복을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 고문방지 및 고문피해자 구제·지원을 위한 법률’(인재근 의원 대표 발의)이 계류 중이다. 하루빨리 통과되어 고문 등 국가폭력피해자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지원이 제공되어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경감시키고 이들의 삶에 지지와 존경을 표해야 한다.

 

[관련기사]

한겨레(2020.12.29.) 장경욱, “하늘나라에서는 꼭 아름다운 조국 땅 만끽하시기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6427.html#csidx4871c4fe2d8ca1a8ca5d7d774d1039b

 

 

뉴스타파(2020.12.31.) 최승호, 우리 시대의 어둠의 증언자 김승효, 스러지다 https://newstapa.org/article/EJtyC

 

지난해 7월 31일 (금) 3시 30분, 인권의학연구소와 "정의를 구하는 국가폭력 생존자 모임" 은 민변 대회의실에서 "가해자 책임 촉구를 위한 민변과의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사진) 민변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국가폭력 생존자 모임' 회원들과 함께 기념촬영

간담회에 앞서 지난 7월 16일, 창립총회를 통해 발족한 "정의를 구하는 국가폭력 생존자 모임" 임원진은 7월 27일, 인권의학연구소 회의실에서 '민변과의 간담회'를 위한 준비모임을 가졌다. 생존자모임의 나종인 회장은 지난 7월 20일,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오영훈 국회의원이 "재심으로 무죄난 과거사 사건에서...가해자인 경찰공문원의 (특진취소)를 준비해야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을 보고 '가해자 구상권'에 대한 관심을 전달하면서 인권의학연구소는 이 간담회를 추진하였다.

 

한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송상교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가해자들이 본인 행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며 "수사 체계 말단에 있는 수사관은 물론, 지휘했던 책임자 전반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언론을 통해 말해왔다. 이에 인권의학연구소는 송상교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하고 민변 과거사위원회와 함께 이에 대한 강의 또는 간담회 개최를 제안하여 이날의 간담회가 성사되었다.

 

(사진) 민변과의 간담회를 시작하며 모두발언 하는 이화영 소장

간담회 발제를 위해 민변 과거사위의 송상교 변호사, 이동준 변호사, 신윤경 변호사가 참석하였고, 국가폭력 생존자 자조모임 회원인 구명우, 김성규, 김순자, 김장호김철나종인, 송기홍, 안승억, 윤혜경, 이사영, 이창복, 장의균, 최양준 선생과 아람회의 박해전 선생 등 약 20여명이 참석하였다

 

(사진) 민변 과거사위원회, 송상교 변호사와 이동준 변호사의 발제

송상교 변호사는 "고문가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구상권 청원 등 가해자 책임 추궁 과제"라는 제목 하에

 1.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훈장을 받은 고문가해자들,

 2. 고문가해자에 대한 구상권 청원,

 3. 고문가해자 서훈취소

 등 주제 발제를 통해 고문가해자 처벌의 당위성과 현실적 제한점을 설명하였다.

 

송상교 변호사는 특히 현행법상 고문가해자들에 대한 공소시효로 인해 처벌할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향후 공소시효 배제로 형사소송법 125조가 개정되어야 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은 소급의 가능성이 없어서 민사적 배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동준 변호사는 고문가해자 서훈취소와 관련해서 현재 인권의학연구소가 행안부를 대상으로 2018년 부터 '가해자 훈포상 취소 명단을 공개하라'는 행정소송을 하여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하면서 지난 4월, 2차 정보비공개 취소소송을 다시 제기했음을 말했다.

 

신윤경 변호사는 지난해 6월, 고문가해자 고병천을 대상으로 10명의 재일동포 고문피해자들과 함께 '국가가 고병천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라'는 구상권 청원서를 제출하였음을 설명했다. 이에 법무부는 검찰과 상의하여 답변을 주기로 하였으나, 검토중이라는 답변 이외 무소식이라고 하면서 이에 대한 추가적인 문제 제기와 활동이 계속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 민변과의 간담회에서 질문하는 생존자모임 송기홍 회원

변호사들의 발제 이후 고문피해 당사자들은 발언과 질문을 통해 고문피해자가 재심 무죄를 통해 배보상을 받았으나 그로 인해 왜곡된 삶이 원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가해자인 고문수사관 뿐 아니라 당시 기소했던 검사와 잘못된 판결을 한 판사들의 사과와 함께 분명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허위 신고로 조작간첩사건이 가능하게 만들었던 민간인에 대한 구상권 청구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민사배상에서 지연이자 관련 박시환 대법관의 판례에 대한 부당성 및 그 결과 가해자인 국정원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적반하장으로 부당이익금반환소송을 가능케 하였음과 그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받는 인혁당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까지 다양하면서도 절실한 주제의 질문이 나왔다.

 

(사진) 발제를 준비한 송상교 변호사에게 감사를 전하는 나종인 회장

정의를 구하는 국가폭력 생존자 모임 회원들을 대표해서 임원진들은 간담회를 마치면서 민변 과거사위원회의 송상교 변호사, 이동준 변화, 신윤경 변호사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하였다. 간담회에서 제기된 현안에 대해 추후 민변과의 지속적인 간담회를 갖기로 약속하였고, "고문가해자를 처벌하라" 피케팅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이날의 모임을 마무리 하였다.

인권의학연구소 ·김근태기념치유센터는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으로 '형제복지원', '선감학원', '서산개척단' 피해생존자를 대상으로 "강제수용 인권피해자 트라우마 현황과 인권증진에 대한 모니터링 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충남 서산시 인지면 모월3리 마을회관에서 실태조시와 한방진료 진행

지난 8월 2일(일), 11명의 조사연구진과 자원활동가들은 서산개척단이 있었던 마을인 충남 서산시 인지면 모월3리 마을회관을 방문해서 서산개척단 강제수용 피해생존자 트라우마 현황 조사와 한방 진료를 했다. 인권의학연구소의 이화영, 박은성, 박민중과 함께 이묘랑, 황지성, 황선원 조사원들 및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의 박주연, 배경문, 김지석, 신보영, 석민주 등 11명이 연대하여, 피해생존자 트라우마 현황 조사에 함께하고 피해생존자와 마을 주민들을 위해 무료 한방 진료를 진행했다. 이 날 활동 현장에는 서산시의회 의원과 대전 MBC 관계자들도 함께 하였다. 

 

(사진) 서산개척단 피해생존자 문진
(사진) 서산개척단 피해생존자 한방진료

서산개척단 사건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이 1961년부터 1966년까지 “국민재건운동”, “사회정화운동”이라는 명목으로 약 1,700명에 이르는 청년들을 납치해서 충남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 앞바다의 폐염전에 강제수용하고 강제노역을 시킨 사건이다. 박정희 정권은 언론을 통해 납치된 청년들에게는 부랑아, 윤락녀라며 낙인을 찍고, 이들을 납치하고 강제수용한 후 굶주림 등 열악한 조건 속에서 강제노역을 시키고, 감시와 통제, 구타와 살해, 성폭력과 강제 합동결혼 등 온갖 인권침해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이 희생됐다고 알려졌다. 또한 국가는 1966년 서산개척단이 해체된 후에도 마을에 남았던 강제수용 피해자와 마을 주민들에게 토지를 개간하면 무상분배해준다고 약속한 뒤, 1975년 개간된 땅을 국유지로 삼고, 1980년이 지나서야 땅을 무단으로 점유해 농사를 지었으니 임대료를 내라고 통보했다. 

 

 2018년 다큐멘터리 <서산개척단>(감독 이조훈)이 개봉되면서 서산개척단 사건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알려지게 되었다. 서산개척단 진상규명대책위원회(위원장 장영철)은 형제복지원, 선감학원의 피해생존자 등 국가폭력피해자와 유족 등과 함께 진상규명을 위해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 지난 5월 20일 국회에서 과거사법(진화위법)이 통과되어 진상규명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서산개척단 피해생존자들은 대책위 활동을 통해 당사자 권리운동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으나, 과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이후 민사소송을 통해 배상받으려면 적어도 앞으로 3~4년의 시일이 필요한 점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었다.

 

(사진) 서산개척단 피해생존자 피해내용과 트라우마 후유증 설문조사와 인터뷰

인권의학연구소는 이날 인권활동가 이묘랑, 황지성, 황선원과 서산개척단 진상규명대책위원회 장영철 위원장 등 4명의 피해생존자와 '인권피해 내용', '진상규명 활동', '신체적·정신심리적 후유증', '진실규명과 삶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국가와 사회에 바라는 점'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모월3리 마을회관에서 마을에 거주하는 강제수용 피해생존자 10명의 '트라우마 등 정신심리적 현황 파악을 위한 설문 조사'를 시행하고,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을 위한 한의 진료를 하였다. 특히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의 한의사 박주연, 배경문과 한의대생 김지석, 석민주, 신보영은 건강상담과 침 진료 등 한의 진료뿐만 아니라 정신심리적 현황 파악을 위한 설문 조사도 함께했다.

 

(사진) 진료를 마치고 함께 한 길벗 회원들과 이화영소장

 

[서산개척단 관련 언론보도]

 

[SBS 뉴스] 50여 년 전의 가혹한 진실…박정희의 '서산개척단'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552205
 
[MBC] 김의성 주진우 스트레이트 70회- 생지옥 개척단(서산개척단)
https://www.youtube.com/watch?v=5sOZfxwZ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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